[기고] 신용습(경북도농업기술원장)...울릉도 나물밥상

  • 신용습 경북도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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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17   |  발행일 2021-05-17 제24면   |  수정 2021-05-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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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습(경북도농업기술원장)

'한국의 갈라파고스, 두 번째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 경북 동해에 있는 섬' 이와 연상되는 관광지, 어딜까? 이미 짐작했겠지만, 답은 '울릉도(鬱陵島)'다.

울릉도는 신생대 3기 플라이오세 전기부터 후기시대, 약 250만∼460만년 전에 해저 2천m에서 솟은 용암이 굳어져 형성된 화산ㆍ해양섬이다. 512년 신라에 귀속됐고, 1914년 경북도에 편입됐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때는 여진족과 왜구의 침입 등으로 인한 공도정책을 시행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1694년(숙종 20)부터 울릉도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1882년(고종 19)에 이민을 장려한 정책이 오늘날의 울릉도를 있게 했다.

울릉도는 이곳에서만 자생하는 우수한 농업자원으로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울릉도는 한반도와 일본열도 등과 한 번도 연결된 적이 없어서 독자적인 식물지리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은 400여 분류군의 자생식물과 함께 40여 분류군의 울릉도 특산식물을 기록한 바 있다.

4월 들어 울릉도는 육지와는 전혀 다른 봄을 맞이한다. 화산섬 울릉도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산나물들을 채취하기에 일손이 바쁘기 때문이다.

울릉도의 봄나물은 육지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명이나물'과 '부지갱이', 세 가지 맛이 나서 삼나물로 불린다는 '눈개승마', 울릉도 대소사(大小事)에는 빠지지 않는다는 '고비' 등이 대표적이다. 명이나물은 원래 산마늘인데, 잎에서 마늘 향이 나며 섬유질이 많아 육류와 궁합이 잘 맞는다. 약용면에서 마늘보다 효능이 월등한데, 중국에서는 자양강장제 중 최고로 여길 정도로 해독·동맥경화·당뇨 등에 약효가 있다.

부지갱이는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다년생 식물로 '산백국'이라고도 불린다. 울릉군에서는 부지갱이를 '부드러운 나물은 사람이, 억센 줄기는 소가 먹어 울릉 약소가 되는 천상의 나물'로 소개하고 있다. 산채 또는 재배하여 나물로 먹거나 특산품으로 판매한다. 매년 12월 말부터 다음해 3월 초까지 눈속에서 자란 부지갱이를 수확해 서울 등 대도시로 출하하는데 맛이 뛰어나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비타민A 및 비타민 C가 풍부하고 단백질, 지방, 당질, 섬유질, 칼슘, 인 등이 다량 함유되어 식물 전체를 건조시켜 해열제나 이뇨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은 울릉도 특산품인 부지갱이를 육지 도민에게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물로 개발할 필요가 있어 농업인, 울릉군농업기술센터와 공동으로 현장실증 연구를 수행 중이다. 부지갱이 건조물을 복원했을 때 녹색을 유지하고 쉽게 복원이 가능하도록 건조방법을 개선하여 농가맛집 재료 및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울릉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산나물이 존재한다. 경북도는 이러한 산나물을 활용한 건강한 밥상을 맛볼 수 있는 농가맛집 '산마을식당' 을 육성해 지역농산물 소비촉진과 농업인 소득증대에 기여해오고 있다. 올해 경북에서는 코로나19로 침체된 농촌 외식산업 활성화를 위해 농가맛집을 중심으로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한 1시·군 1특화밥상을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건강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울릉도의 우수한 산나물을 활용한 건강식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면역력을 높임과 동시에 지역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농가맛집 특화밥상 프로젝트, 울릉도 나물밥상에서 K-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있다고 기대해 본다.

신용습(경북도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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