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수 원장의 속편한 이야기] 과민성대장증후군

  • 정연수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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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5   |  발행일 2021-06-15 제16면   |  수정 2021-06-15 07:59
잦은 복통에도 원인 못 찾을 때 진단
설사형 환자는 가스 차는 식품 피해야
빈혈·혈변 등 동반 땐 대장암 의심

정연수

"어릴 적부터 장이 나빠 배가 자주 아팠고 최근까지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설사와 복통이 있다. 이러한 증상으로 오래전 여러 검사를 해봤지만 큰 이상 없이 신경성이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는 그러려니 하고 지냈다. 최근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후 증상이 악화되어 요즘에는 거의 매일 설사와 복통이 있었다."

이처럼 배가 불편해 여러 검사를 했는데도 원인을 못 찾은 경우 과거에는 신경성 장염이나 기능성 장 질환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근래에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는 하나의 질병군으로 생각하고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1주일에 1회 이상 반복되는 복통이 배변 활동과 연관되어 생기는 경우에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러한 증상과 함께 배변 횟수의 변화가 있거나 설사나 변비처럼 대변 형태의 변화가 있지만 혈액 검사, 내시경 검사, 복부 CT 검사 등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 진단할 수 있다.

내장 과민성, 장의 약한 염증과 유산균과 같은 정상 장내 미생물의 이상과 연관을 여러 연구들이 최근 들어 밝혀냈지만 아직까지는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훨씬 더 많다. 주된 약물 치료는 복통이나 설사 등의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고, 증상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 소량의 항우울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비약물적 치료로는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식사 습관 및 증상에 따른 식단 조절이 있다. 최근에는 요가나 명상 같은 마음 수련이 약물 치료만큼이나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정신 건강 관리도 치료에 유용하다.

기본적인 식이요법의 원칙은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식사 습관과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다. 하지만 기름진 음식, 유제품, 술, 담배, 커피는 피해야 한다. 변비나 설사 등의 증상에 따라 식이요법이 서로 다른데 변비형 환자에게는 식이 섬유와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 된다. 가스가 많이 차는 증상과 설사가 있는 환자는 포드맵(FODMAP) 식이를 피하는 것이 도움 된다. 포드맵이란 발효가 되기 쉬운 올리고당, 이당유, 단당류, 폴리올을 말하며 이러한 짧은 사슬의 탄수화물들은 소장에서 제대로 흡수가 되지 않고 장내 세균에 의해 쉽게 발효되어 배에 가스를 많이 차게 만들어 복통을 일으킨다. 포드맵 함량이 높은 식품은 채소류 중에는 양배추, 브로콜리, 생마늘, 생양파 등이 있고 과일 중에서는 사과, 배, 수박, 복숭아, 농축 과일 주스, 과일 통조림 같은 당분이 높은 과일들이 있다. 이러한 음식은 복통 및 설사를 심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자일리톨, 솔비톨 등의 인공감미료, 꿀도 좋지 않으며 강낭콩이나 유제품 또한 포드맵 함량이 높아 피하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하면 밀가루나 잡곡보다는 흰 쌀밥이나 쌀국수를 섭취하며 채소에는 가지, 오이, 호박, 시금치, 당근, 샐러리, 무, 생강 등이 좋고 과일에서는 바나나, 딸기, 오렌지, 토마토, 포도 등이 좋다. 꿀이나 인공 감미료는 가급적 사용하지 말고 설탕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은 포드맵 성분이 거의 없는 음식이므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대변의 굳기 정도에 따라 설사형과 변비형이 있지만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나타나는 복합형, 대변의 특별한 변화가 없는 비특이형도 있다. 일반적으로 배변 전에 복통이 심하다가 배변 후 증상이 완화되지만 배변 후 오히려 복통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증상이 모호하며 다양한 질환에서도 동반될 수 있는 증상이기에 전문의와의 상의가 필요하다. 특히 대장암의 경우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자칫 오인하게 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체중감소, 빈혈, 혈변 혹은 흑색변 등의 증상이 있을 땐 대장암을 더욱 의심해야 한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많은 환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고 증상도 다양하다. 다양한 가설과 연구 및 치료 방법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도 연구 중이다. 약물치료만으로는 증상을 완전히 관리하기 어렵다. 따라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 적절한 식이 요법, 약물 치료 및 스트레스 관리, 마음 수련 등의 복합적 치료를 동원해야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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