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전기차와 문경새재

  • 남정현
  • |
  • 입력 2021-07-27   |  발행일 2021-07-27 제23면   |  수정 2021-07-27 07:12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2035년까지 하이브리드카를 포함한 모든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자동차를 15년 정도 탄다고 보면 2035년 판매하는 신차부터 전기차로 바꿔야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실질적으로 제로로 만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도 탄소 집약적 제품에 대해 과세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러한 발표가 아니더라도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로의 전환은 탄소규제 등과 맞물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급 차의 대명사 메르세데스 벤츠가 2030년까지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바꾼다고 밝혔으며, 폭스바겐도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BMW는 2025년까지 매년 전기차 판매량을 50%씩 늘려 2030년엔 신차 판매의 절반까지 전기차 비중을 끌어 올리겠다고 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관련 인프라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날로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문경 같은 시골에 살다 보면 전기차의 필요성을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곳이 문경새재처럼 차량 통행이 금지된 곳이다. 작업 차량이나 성묘 차량, 사찰의 신도 수송차, 공원 내 매점 운영 차량 등은 불가피하게 공원 안의 길로 다니게 된다. 이른 아침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며 상쾌한 산책을 즐기던 관광객은 이러한 차량이 지나가면서 내뿜은 매연을 흡입하면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작업 차량 등은 대부분 불쾌한 냄새를 내뱉는 경유 차량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곳은 매연이 없는 전기차만 다닐 수 있도록 규제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그 정도의 소양은 갖춰야 공원 안에서 영업을 하던 사람을 실어나를 마음 자세가 됐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전기차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공원 관리사무소가 전기차를 구비해 놓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방식으로라도 공원 안에 매연 차량이 다니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문경새재는 문경만의 자산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귀중한 보배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