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내 생산 올인하다 또 백신 확보 失機(실기)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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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6   |  발행일 2021-08-06 제23면   |  수정 2021-08-06 07:02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를 주재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안동의 경북 바이오 산단을 중심으로 한국이 대규모 백신 생산 및 보급 기지로 자리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가시적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그러나 전 세계가 백신을 원하고 있다. 작은 변수에도 공급 일정에는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실제로 협상 체결이 완료될 때까지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서 백신 확보에 나서야 한다. 백신 확보를 등한시해 올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상기하길 바란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중국 우한에서 생긴 '원인 불명의 폐렴'이 2019년 12월31일 WHO에 보고된 지 1년7개월여 만에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2억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26일 1년여 만에 확진자가 1억명을 돌파한 뒤 또 1억명이 늘어나는 데는 절반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확진자 증가세가 가팔라진 때문이다. 대구에서도 델타변이의 영향으로 5일 현재 신규 확진자가 1차 대유행 이후 가장 많이 나오는 등 기세가 녹록지 않다. 걱정을 더하는 것은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변이의 변이'로 불리는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발견된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변이 중 가장 지독하다는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은 더 강하고 위험도도 높다.

일부 접종자의 돌파감염 사례가 있더라도 백신 접종만이 변이의 급격한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정부가 올해 계약한 백신 물량은 1억9천300만회 분이다. 이 중 절반 정도인 9천만회 분이 4분기에 들어온다. 전체 물량만 놓고 보면 국민 모두 접종을 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델타 변이를 막기 위한 부스터 샷(추가 접종)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백신 접종률이 높은 영국·이스라엘·독일은 3차 백신 접종, 즉 '부스터 샷' 접종에 들어갔다. 일본·대만 등도 부스터 샷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하고, 유럽은 2023년까지 필요한 물량을 쓸어담고 있다. 안동 백신생산기지에 올인하다가 자칫 내년을 대비한 백신 확보를 실기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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