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큰 꿈] 영천 지곡초등…직접 키운 채소로 푸드축제 "자연의 소중함 배워"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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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27 07:58  |  수정 2021-09-27 08:19  |  발행일 2021-09-27 제15면
4차 산업혁명 대비 저학년부터 드론·코딩 교육

푸드페스티벌사진(지곡초)
영천 지곡초등 학생들이 텃밭가꾸기로 재배한 채소 등을 이용해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영천 지곡초등 제공>

경북 영천시 화남면에 위치한 지곡초등은 1928년 지곡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해 4천8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였으나 현재는 전교생 25명의 작은 학교다. 다행히 2019년부터 경북도교육청 특색사업으로 시작한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를 통해 면 단위 농촌 지역인 지곡초등에도 희망이 살아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와 도시집중화에 따른 농어촌 학령인구 감소로 소규모 학교가 대폭 증가하고 있고, 경북에선 최근 5년간 3만9천여 명의 학생들이 감소했다. 학교도 37개교나 폐교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경북도교육청은 농산어촌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학교 통폐합을 추진하기보단 작은 학교를 살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큰 학교 학생들이 주소 이전 없이 작은 학교로 전·입학이 가능토록 한 것.

지곡초등은 영천 시내에서 10㎞가량 떨어져 도심과 2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으로, 2019학년도부터 자유학구제 시범 운영학교로 지정돼 전교생 25명 중 6명의 학생이 전·입학했다. 이에 따라 2018학년도에 3학급이던 학교는 학생 수가 늘어 2020학년도엔 5학급으로 복식학급이 해소됐다. 2021학년도엔 학생 수가 더 늘어 교육 여건도 개선됐다.

지곡초등은 특색사업으로 전교생 모두가 참여하는 드론·코딩 교육을 시행해 대도시 학생들과의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학년 때부터 드론·코딩 시간을 편성해 소프트웨어와 미래 신산업에 대한 학생들의 친밀감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또 학교 특화사업으로 농촌의 특성을 살린 텃밭 가꾸기 프로젝트를 운영해 학생들이 자연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알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텃밭 가꾸기로 수확한 채소로 음식을 만들어보는 '지곡 푸드페스티벌'은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의 기회가 아이들에게 주어져 학부모들에게 호응이 높다.

지곡초등은 4년째 이웃 청통초등과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해 소규모 농촌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수 학생이 필요한 예체능·현장 체험 활동 등을 공동교육과정으로 진행해 도시 학교 학생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소규모 학교 학생들에게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포항을 공동체험학습의 하나로 찾아가 문화체험을 하며 우정을 다지기도 했다.

6학년 박모 학생은 "학교에 오면 항상 오늘은 또 어떤 재밌는 일이 있을지 기대된다. 학교에서 하는 모든 활동이 즐겁다"며 만족했다.

이경재 교장은 "폐교 위기에서 여러 특화사업과 공동교육과정 등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유학구제를 통해 학생들이 늘어나며 5학급이 되면서 교원들의 업무 부담도 줄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전교생 모두가 등교할 수 있었던 것은 소규모 소수 학생 학급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전원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귀농·귀촌하는 젊은 부부들이 늘어나면 앞으로 학생 수도 조금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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