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가씨 일본 직장생활기] (36) 신칸센이냐 고속버스냐

  • 전혜민 주식회사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그룹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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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23 15:51  |  수정 2022-01-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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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장거리 여행이나 이동을 할 땐 고속버스보다 신칸센이 훨씬 편리하다. 신칸센 내외부 모습.

고속철이나 고속버스는 뚜벅이 여행객에게 필수 이동수단이다. 이는 일본이라고 다르지 않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땐 렌터카보다 신칸센(新幹線)이나 고속버스를 주로 이용한다.


도쿄나 카나가와 같이 언제나 인파로 북적이는 도시에 살다 보면 가끔은 사람이 적고 조용한 곳에서 유유자적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질 때가 있다. 

 

필자는 그럴 때마다 교토(京都)를 자주 방문하곤 한다.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약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연휴기간만 아니라면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필자는 시나가와역(品川駅)에서 토카이도신칸센(東海道新幹線)의 노조미 열차를 이용하는데 요금은 편도 1만4천170엔(한화 약 15만원)으로 비행기 푯값과 비슷하다. 비싸다. 많이... 

 

도쿄에서 교토로 가는 고속버스는 약 여덟 시간 가까이 걸린다. 이를 생각하면 신칸센이 훨씬 더 편할 뿐 아니라 경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칸센은 자유석과 지정석으로 나뉘는데, 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멀리 이동할 때에는 지정석 이용을 추천한다. 최고 285km/h~300km/h의 영업속도로 운행하는 만큼 차창 밖의 풍경이 휙휙 바뀐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날씨가 화창할 때는 후지산 정상도 보이는데, 그런 날이면 '드문 기회이니 어서 창밖을 봐 달라'는 기장의 특별방송이 나오곤 한다.

한국에 있을 때 명절마다 듣는 말이 있다. 바로 '귀성전쟁'이다. 특히 추석이 다가오면 친구, 선후배 등이 귀향을 위해 KTX나 고속버스 예매전쟁을 치르곤 하는데, 대구 토박이인 필자에겐 먼 나라 얘기처럼 들렸다. TV뉴스에서 보여지는 꽉 막힌 고속도로도 크게 와닿지 않은 풍경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 필자는 평일 저녁에 교토로 가기 위해 심야 고속버스를 딱 한 번 이용한 적 있다. 운행은 편했고 고속도로 휴게소도 구경할 수 있었지만 여덟 시간 내내 앉아 있으려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꽉 막힌 고속도로는 아니지만 장시간 고속버스에 갇혀 있는 기분을 일본에서 느끼게 되다니...' 

 

그 이후로 필자는 무조건 신칸센을 이용하고 있다. 일본 생활 4년 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 못 가본 곳도 많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마스크를 벗고 이리저리 다녀보고 싶다. 고속버스 말고 말이다.

 

전혜민 <주식회사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그룹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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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전혜민 엔지니어는 대구에서 태어나 성화여고를 졸업했다.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에 입학, '일본취업반'에서 수학했으며, 2018년 2월 졸업 후 일본 '라이풀(LIFULL)'의 자회사인 '라이풀 스페이스(LIFULL SPACE)'에 입사했다. 몇 년 전 일본 대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취업 선호도에서 라이풀은 1위로 뽑혔을 정도로 인기 높은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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