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각국 전통음식 맛보며 대구 성서산단에 울려퍼진 "세계 노동자여 단결하라"

  • 이명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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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9   |  발행일 2021-10-20 제13면   |  수정 2021-10-20 09:11
대구 성서공단노조 '단결의 밤' 행사
국적 상관 없이 이주노동자도 함께해
작년 1차 코로나 유행땐 마스크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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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열린 '2021 Solidarity Night'(단결의 밤) 행사에서 미얀마 이주노동자들이 미얀마에 민주주의와 평화가 깃들길 바라는 의미의 노래와 평화손 응원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소규모 업체 노동자들이 모였다. '2021 Solidarity Night' (2021 단결의 밤) 포스터에 적힌 영어 문구는 성서산업단지가 있는 대구 성서지역에선 낯설지 않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성서공단노조(위원장 김희정)의 '단결의 밤'은 조합원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 가족과 친구, 많은 한국인 가족들이 각국의 음식을 맛보며 각 나라 음악을 즐기며 하나가 되는 날이다. 코로나로 인해 조용히 보냈던 작년에 비해 올해는 조금 시끌벅적했다. 방역수칙에 따라 인원 제한을 두고 행사가 열렸다.

스리랑카에서 온 차민다 성서공단노조 부위원장은 "단결의 밤은 국적이 따로 없다. 사람을 존중하며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지하는 사람은 모두 친구"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각국의 전통음식도 맛보고 도움이 되는 노조가 있다는 것도 알리고 싶다" 고 말했다.

이날 주방에서는 몽골, 네팔, 스리랑카, 베트남 조합원들이 전통음식을 바쁘게 준비하고 있었다.

10년째 한국 생활을 하는 조이(Joey. 필리핀)씨는 코로나 동안 힘든 점에 대해 "건강과 안전이 제일 걱정이고 다음은 경제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조이가 다니는 공장은 제품의 90%를 수출하는 업체다. 회복되는 중이지만 공장 가동률이 60%에 머물고 있다. 근무는 일주일에 4일, 혹은 5일이다. 야근, 주말 근무수당이 사라지면서 쪼그라진 월급 봉투는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 같다고 한다.

그는 "세계적으로 모든 나라가 힘들고 고통받고 있어요. 모두가 같아요. 그래도 한국은 봉쇄가 없어서 다행이에요. 많은 아시아권 나라들이 최근까지 봉쇄되고 힘들었어요. 모두가 안전을 위해 수칙을 잘 지켜야 해요"라며 누누이 안전을 강조했다.

지난해 2월 대구지역에서 코로나가 대규모로 발생할 당시, 가장 움츠린 채 재난 앞에 위기를 맞은 이주노동자에게 성서공단노조(STU)는 방역의 파수꾼이 됐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6천여명의 이주노동자에게 각계각층으로부터 지원받은 마스크와 방역 지원 물품을 기숙사에 일일이 배달했다. 성서산업단지 인근 네거리마다 영어, 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등 11개 국어로 적힌 방역수칙 현수막을 걸고 전단을 돌렸다.

올해도 이주노동자들이 방역 전선에 소외되지 않고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데 힘쓰고 있다.

성서공단노조의 역사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세 소규모 업체의 노동자들이 산재와 임금체불을 당했을 때 돕고 함께 해결해 왔다. 당시 한국 노동자들이 다수였던 조합원들은 지금은 외국 국적의 조합원들이 더 많다. 조합원 100여 명 중에 70% 이상이 이주외국인 조합원이고 30%는 한국인 조합원이다. 국적도 다양하다. 네팔, 스리랑카,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몽골, 중국, 미얀마 등 작은 아시아 공동체가 이곳에 있다.


글·사진=이명주 imps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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