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백기만을 아십니까?

  • 차우미 생명평화아시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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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29   |  발행일 2021-11-29 제21면   |  수정 2021-11-2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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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미〈생명평화아시아 이사〉

지난 27일 대구 동구에 위치한 국립신암선열공원에서 대구역사탐방단(공동대표 강성덕·오규찬)이 주관하고 한국문화분권연구소(박상봉)가 주최하는 '시민과 함께하는 백기만 문화역사탐방'이 있었다.

아직도 귀에 익은 "팔공산 줄기마다 힘이 맺히고~"로 시작하는 '대구시민의 노래' 작사가이자 시인인 백기만을 한 때 문학청년임을 자청했던 필자도 최근 한국문화분권연구소가 주최한 백기만 학술세미나를 통해서 알게 되었음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고백한다.

이날 백기만의 '문화민주주의자'로서의 삶을 간략하게 소개한 김용락(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전 원장) 대표의 자료에 따르면 백기만은 1919년 3월1일 서울과 평양에서의 만세운동에 이어 벌어진 3·8대구독립만세운동 주모자로 징역1년을 언도 받았던 독립운동가이면서 일제강점기 동료문인들과 함께 동인지 '금성'을 창간한 문인이자 교육자이면서 지역의 언론인이었다. 또 한때는 진보정당에서 활동하기도 한 정치인이기도 하였다.

특히 기억할 그의 업적은 대구경북의 작고 예술인 평전 '씨 뿌린 사람들'을 펴낸 것이다. 현진건, 백신애, 이상화, 이장희, 이육사, 오일도, 음악가 박태원과 영화감독 김유영, 화가 이인성과 김용조가 백기만이 심혈을 기울여 펴낸 '씨 뿌린 사람들'을 통해 그들의 업적과 삶을 후대에 더 잘 남길 수 있었다.

국립신암선열공원에서 부인이신 김일순 여사와 합장된 백기만의 묘소 뒤 늦가을 하늘이 백기만의 삶처럼 유난히 높고 파랬다. 행사에 참가하신 둘째 따님 백용희 여사가 1959년 2월25일 3·1절 40주년을 앞두고 아버지 백기만의 주도로 만들고 대구의 사조출판사(후일 사조산업이 됨)가 펴낸 '씨 뿌린 사람들'의 의미를 낭독했다. 따님으로서 기억하는 부친과 당시로써 드문 학력을 갖추시고도 독립운동을 떠난 가장의 부재로 인한 고난을 감내하셨던 어머니의 일화는 무척 귀한 말씀이었다.

우리나이 여든여섯을 넘어서는 백용희 여사의 소망은 아버지가 작사하신 '대구시민의노래' 시비가 세워지는 것이다. '대구시민의노래' 시비를 세우는 것은 자손의 소망을 넘어 분단의 역사로 인해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던 대구의 뛰어난 '문화민주주의자' 백기만을 향한 대구 후손들의 작은 속죄이기도 하다.

차우미〈생명평화아시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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