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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륭 '무위자연(無爲自然)' |
대구추상미술의 산 역사인 신조미술협회(이하 신조회)가 '창립 50주년 기념 신조미술협회전 및 2021 선정 작가전'을 개최한다.
오는 29일부터 내년 1월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전시실(6·7·8·9·10·11)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선 부대행사도 진행한다. '대구추상미술 50년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29일 오후 2시 11전시실에서 권원순·김영동·김태곤·남인숙·박민영 등의 평론가가 참여해 세미나를 열고 신조회 50년 아카이브 영상도 방영한다.
이번 대규모 기념전은 신조회원 36명과 신조회를 거쳐간 회원 및 작고 회원 60명, 선정작가(4명) 등 100여 명이 함께한다. 이영륭 신조회장을 비롯해 이명재, 김강록, 전옥희, 최상현, 서원만, 노인식, 송선영 백경원, 장대현, 조혜연, 문종옥, 백미혜, 이영식 회원 등이 참여하며 정점식, 장석수, 서석규, 유병수, 박남희 등 작고 작가와 권정호, 최영조, 박승수, 노중기, 최기득, 유창호 등 이전 작가가 회화, 영상, 설치 등 총 200여 작품을 선보인다.
"우리들은 지금 시시각각으로 변모해 가는 역사 선상에 놓여 있습니다. 새로운 물결, 새로운 풍조, 그 모두가 결코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물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이것을 외면한다는 것은 자기기만이요, 도피일 것입니다. 우리들은 어떻게 해서 이 물결 속을 살아가면서 우리들의 의식을 여기에 작용시키느냐의 문제, 그것은 오늘날의 우리나라 예술이 당면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창조라는 것은 오늘의 상황 속에서 내일의 비전을 만들어내는 행위이며 신조회의 대열은 이런 작업을 의식하면서…"(1972년 6월21일 신조회 창립 발기문)
"유동적으로 변모해가는 역사 선상에서 기계주의적인 서양화된 문화의 유형에 끌려가더라도 인간적이고 한국적 주체적인 의식을 갖고 그것이 반영되는 창조 생활을 하자."(영남일보 1972년 6월27일자 신조회 창립회원 정점식 화가 인터뷰)
이처럼 신조회는 대구는 물론 한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긴 역사를 가진 향토 추상미술단체다. 1970년대 앵포르멜, 표현주의와 같이 당시에는 생소했던 추상화를 통해 집단이념보다 각자의 독자적 양식을 독려해왔다.
신조회는 이상회(1970), 청목회(1971), 이집회(1972), 대구현대작가협회·직전(1975), 전개(1976), 심상회(1977), 한유회(1979) 등 1970년대 만든 대구지역 미술 단체 중 유일하게 남은 추상미술그룹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태동이라 불리는 강정 대구현대미술제(1974~79)에 앞서 1972년에 대구에서 자생하고 발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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