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도 'NFT' 열풍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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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23   |  발행일 2021-12-23 제15면   |  수정 2021-12-23 07:53
블루필름웍스 업계 선두주자
윤여정 미개봉작품 분할 판매
카카오 한정출시 '특송' NFT
제너러티브 아트 사례 선보여
롯데시네마는 NFT 굿즈까지
K-콘텐츠 신성장동력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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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도 NFT가 화두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이라는 뜻의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예술 작품 등의 소유를 증명하는 디지털 인증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자산화하는 NFT 열풍이 불면서 예술 분야는 물론이고 음악·스포츠 시장까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영화 시장 역시 콘텐츠 소장 욕구가 강한 시네필은 물론 예술 작품 체험뿐만 아니라 투자에까지 관심이 많은 MZ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며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최초 '제너러티브 아트' NFT 발행

국내에서 서울 옥션을 중심으로 NFT 사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영화계에선 블루필름웍스가 가장 먼저 NFT 사업을 출범했다.

블루필름웍스는 최근 NFT 오픈 마켓 플랫폼 엔에프팅(NFTing)을 통해 김기영 감독·배우 윤여정 주연의 미개봉 작품인 영화 '죽어도 좋은 경험: 천사여 악녀가 되라'의 영화 수익 부분 소유권을 NFT로 분할 판매했다. 앞서 지난 6월 개봉한 근대 예술가 소전 손재형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장면이 NFT 작품으로 변환돼 미술 컬렉터들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임진왜란의 또 다른 이야기를 다룬 영화 '진주성'은 NFT를 기반으로 한 사전 투자 방식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미디어그룹 NEW는 영화·음악·드라마 등 다채로운 영역의 IP를 NFT 및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차세대 비즈니스와 연계하고 있다. 지난 11월 아레나캐스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콘텐츠 라이브러리 NFT 개발, 유통과 콘텐츠를 활용한 P2E(Play to Earn) 사업 협력에 이어 NFT 예술 작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트레져스클럽과 손잡고 내년 1월12일 개봉하는 영화 '특송'의 IP를 활용한 제너러티브 아트(Generative Art) 형태의 NFT를 출시한다.

카카오의 암호화폐인 클레이튼(Klaytn)을 기반으로 3천여 개 한정 출시될 '특송' NFT는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opensea.io)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기존 국내에서 발행된 영화 관련 NFT가 거래나 투자보다는 소장의 의미였다면, '특송'의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서로 다른 디자인으로 만들어 내는 제너러티브 아트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너러티브 아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각 요소를 독창적으로 조합하는 방식으로 각각의 NFT가 희소성을 가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표적인 제너러티브 아트 사례로는 NFT 부흥의 한 획을 그은 크립토펑크 프로젝트가 있다.

김재민 NEW 영화사업부 대표는 "NEW는 NFT와 메타버스를 통해 전 세계로 나아가는 K-콘텐츠를 새롭게 즐길 수 있는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NEW가 보유한 풍부한 IP와 미래 산업을 선도할 기술력의 만남으로 시너지 창출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NFT굿즈 이벤트를 열었다. 영화 '매트릭스:리저렉션' 개봉에 발맞춰 롯데시네마와 매트릭스의 IP를 보유하고 있는 배급사 워너브러더스, 그리고 NFT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 위치크래프트와의 협업으로 마련됐다. 메타버스와 NFT 기술을 활용해 '매트릭스 : 리저렉션'의 주요 캐릭터들과 영화 속 상징 요소들을 3D로 구현하여 입체감을 불어넣었고, NFT 요소들의 전시와 감상을 할 수 있는 가상공간을 별도로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이번 NFT 굿즈는 개인 소장용으로 증정되는 형태이지만 앞으로는 디지털 자산으로서 거래도 가능한 형태의 NFT 굿즈를 지속 론칭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MC, NFT 바우처 도입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댑레이더에 따르면 올해 3분기 NFT 시장 규모는 약 106억7천만달러(약 12조6천300억원)다. 지난 1·2분기 NFT 시장 규모가 12억달러(약 1조4천200억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3개월 사이 10배 이상 가파르게 성장한 셈이다.

할리우드도 NFT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 1위 영화관 체인 AMC는 NFT 사업 진출을 밝혔고, 그 일환으로 소니와의 협업을 통해 스파이더맨 NFT를 제작해 지난 17일(현지시각)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사전 예매 고객 8만6천명에게 증정했다. 아담 아론 AMC 최고경영자는 "AMC의 고객과 주주들은 AMC가 NFT 세계로 진출하는 것을 바란다"며 "소니 픽처스라는 좋은 동업자와 사업을 시작해 기쁘다"고 전했다.

영화 '아이리시맨' '사일런스' 등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프로듀서로 잘 알려진 닐스 줄은 NFT 자금을 기반으로 할리우드 첫 장편영화를 만든다. 닐스 줄은 제작사 NFT 스튜디오를 설립해 일반 대중과 기관 투자자들에게 1만 NFT를 판매할 예정이다. 목표 금액은 800만달러(약 94억원)에서 1천만달러(약 117억원) 사이다. 그는 "소규모 제작사가 영화나 TV 콘텐츠를 선보이려면 8년까지 걸리는 구식 할리우드 시스템을 벗어나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새로운 자금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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