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제 석탄가격 폭등으로 열(熱)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시멘트, 철강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원·하청 간 원활한 납품단가 조정이 요구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새해에도 산업계를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 인상 '도미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제 석탄값 인상을 계기로 열(熱)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시멘트·철강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제조 및 건설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 산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11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2월부터 1종 벌크 시멘트 가격을 t당 7만8천800원에서 9만3천원으로 18% 인상한다. 한라시멘트도 비슷한 가격의 인상안을 최근 고객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가격 인상(5.1% )을 단행한 바 있는 시멘트 업계는 6개월 만에 가격을 추가 인상했다.
시멘트 업계가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지역 레미콘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대구지역 레미콘 업계에서는 원자재 및 운임 가격 폭등을 이유로 지난해 6월부터 한 달간 운송노조 파업이 있었다. 당시 대구지역 건설 업계가 레미콘 파업 조건인 9% 인상안을 수용하면서 파업은 일단락 됐지만 이번 시멘트 가격 인상으로 추가 협상이 불가피해 졌다.
대구레미콘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올해도 운송노조 운임비와 레미콘 제조원가가 폭등할 것으로 예상돼 적어도 8% 수준의 인상안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주는(건설업) 쪽과 받는(레미콘) 쪽의 희생이 최소화 되도록 협상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석탄 가격 인상에 따라 대구염색산단에서는 가공료 인상안을 놓고 원·하청 간 기싸움이 한창이다. 올해 1월부터 염색산단 스팀 요금 단가가 주간 5만3천원, 야간 4만원으로 최종 결정되면서 입주 기업들도 납품 단가를 속속 인상하고 있어서다.
염색산단 A업체 대표는 "증기뿐만 아니라 염료 값도 30% 이상 올라 납품처에 가공료 20% 인상안을 요구했으나 최종적으로 10% 인상만 받아들여졌다"며 "신규 납품 계약 체결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기업도 있는 반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여전히 시세 반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중소기업중앙회는 대기업과 직접 납품단가를 협상하는 '하도급법 개정안'을 정부와 정치권에 꾸준히 요구해 지난해 12월 마침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에 따라 하도급 대금 조정 대상에서 제외된 중소기업중앙회가 개인 또는 협동조합을 대신해 납품 기업과의 협상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김강석 대구경북중소기업회장은 "납품대금조정협의 제도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오랜 기간 노력한 끝에 얻어낸 성과"라며 "최근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 대금 인상요청은 상생협력법에서 명시한 중소기업의 당연한 권리로, 중소기업이 정당한 납품 대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