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만찬장, 박물관서 호텔로 변경에 경주시민들 ‘허탈

  • 장성재·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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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21 18:32  |  발행일 2025-09-21
APEC 정상회의 준비위 “대규모 인사 수용 위해 호텔 연회장 선택”
국립경주박물관 내 신축건물 공정률 95%에도 호텔로 만찬장 변경
지역사회 “경주 문화적 상징성 살리지 못해 아쉬워”
경주 IC에 들어서면 제일 처음 마주하는 신라인의 미소 얼굴무늬 수막새 조형물. <영남일보 DB>

경주 IC에 들어서면 제일 처음 마주하는 '신라인의 미소' 얼굴무늬 수막새 조형물. <영남일보 DB>

2025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공식 만찬장이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경주 라한호텔 대연회장으로 변경되면서 지역사회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신라는 세계사적으로 하나의 왕조가 천 년(기원전 57~935년) 동안 수도를 유지한 극히 드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천년 수도 경주의 화려한 역사성과 상징성을 세계 정상들에게 알릴 기회가 사라지자, 일부 경주시민들은 허탈함을 나타냈다. 또 만찬장이 호텔로 변경된 만큼 경주 개최의 상징성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지난 19일 제9차 회의를 열고 국립경주박물관 중정 내 신축 건축물 대신 라한호텔에서 만찬을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당초 준비위는 지난 1월 국립경주박물관을 만찬장으로 확정하고 국비 8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2천㎡ 규모의 신축 건물을 건립해 왔다.


그러나 공사 지연과 시설 부족 문제가 잇따라 제기됐다. 지난 6월 국회 APEC 특위 현장 점검에서는 낮은 공정률이 지적됐고, 이달 4일 특위 전체회의에서도 화장실과 조리실 등 기본 시설이 미비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지난 17일 공정률이 95%임에도 라한호텔로 만찬장이 변경됐다. 경북도 APEC 준비위는 "수많은 세계 각국 인사들이 참여할 예정이어서 호텔 대연회장에서 만찬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만찬장 변경에 따라 국립경주박물관 중정 내에 건설 중인 신축 건물 활용 방안도 고민이다. 외교부는 APEC CEO 서밋과 연계한 기업인·정상 간 네트워킹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APEC 주간에는 국내 전략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참여하는 퓨처테크 포럼 등 경제행사가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준비위 측은 이번 APEC 정상회의가 한국 경제의 재도약과 지역경제 활성화, 관광산업 진흥의 계기가 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립경주박물관은 APEC 주간에 개방해 대한민국 문화와 경주의 역사 자산을 해외 참가자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진성(58·경주시 현곡면)씨는 "국비가 투입된 신축 건물이 정상 만찬장으로 쓰이지 못하면서 예산 효율성에 아쉬움을 준다"며 "이후 건물의 활용 방안에 대한 논란도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박물관 신축 건물이 단순한 임시 건물이 아니라 정상회의 기간 주요 글로벌 경제행사와 공식 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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