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세계여행 떠나고 가상교실서 캠프 "학교수업 더 재밌어요"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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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04 07:50  |  수정 2022-04-04 07:54  |  발행일 2022-04-04 제12면
■ 대구시교육청, 메타버스 타고 학생과 함께 미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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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하루 확진자가 62만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국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하루 수십만명 대로 급증하면서 직접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유행 정점을 지나 완만하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대면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19이후에도 이어질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블렌디드(Blende)학습은 교육의 중요한 방법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전국 최초 메타버스 선도학교 운영
졸업식에 학생 아바타 모여 축하
수업시간 응답·호응 이모티콘으로
미래교육 새로운 플랫폼으로 호응

◆코로나19가 앞당긴 미래, 메타버스

코로나19로 원격교육이 시작되면서 처음에는 e학습터와 EBS 콘텐츠 위주의 원격학습이 주류를 이루다 실시간 화상 수업으로 전환됐다. 실시간 화상 수업이 콘텐츠 위주의 학습보다 일반적인 오프라인 수업에 가까운 역동성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한 사람만 주도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제한적이고 수동적이라는 한계가 제기됐다. 이런 수동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수업을 보다 활기차고 역동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나타내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최근 산업 전반에 걸쳐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술연구 단체인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메타버스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세계, 라이프로깅(Life Logging) 세계, 거울 세계(Mirror Worlds), 가상 세계(Virtual Worlds)의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격교육과 블렌디드 학습이 확대됨에 따라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관심도와 기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각각의 학생 아바타가 수업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응답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실시간 화상 수업이나 콘텐츠 위주의 학습에 비해 수업에 대한 참여도와 흥미도를 높일 수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대구시교육청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교육이 시작된 2020학년도부터 교육활동에 메타버스를 활용, 교육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에는 인게이지(Engage) 플랫폼을 활용해 제2회 소프트웨어 융합 학생 해커톤과 제2회 청소년 ICT 창업가 캠프를, 지난해 여름 방학에는 '중등학교가자 닷컴 여름캠프'를 게더타운(GatherTown)으로 실시했다. 또 같은해 9월 SW융합 학생 자율 동아리 AI 해커톤 캠프는 알트스페이스브이알(AltSpace VR)로 추진했고, 11월12~13일 이뤄진 제3회 청소년 ICT 창업가 캠프는 마인크래프트(Minecraft) 플랫폼을 사용해 실시하는 등 메타버스를 활용한 대회로 진행됐다. 뿐만 아니라 대구시교육청은 메타버스 선도학교를 지정, 운영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메타버스를 교육활동에 활용해 교실수업 개선 방향을 모색할 선도학교를 공모, 도림초등·복명초등·장동초등·침산초등 등 초등학교 4곳, 경상여중·상원중·조암중 등 중학교 3곳, 경덕여고·대구중앙고 등 고등학교 2곳, 대구성보학교 등 특수학교 1곳 등을 선정했다.

◆교육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메타버스

메타버스 활용 교육 선도학교인 대구침산초등은 지난 2월15일 제67회 졸업식을 메타버스로 진행했다. 방역지침으로 인해 지난해 졸업식이 학부모 참가 없이 교실에서 담임교사와 학생들끼리 조촐하게 진행됐던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는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졸업식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친구들까지 메타버스 졸업식에 참여하며 졸업의 기쁨을 온라인으로 나눌 수 있어 일석이조의 행사가 됐다고 학교 측은 평가했다.

먼저 교실에서 오프라인으로 졸업식을 가진 후 '이프랜드' 에서 졸업생들과 학부모님들의 아바타가 메타버스 교실로 모였다. 이후 교육감의 졸업 축하 말씀, 1년 동안 학생들의 성장 모습을 담은 UCC를 시청하며 지난 한 해를 돌아보았다.

앞서 지난해 연말에는 색다른 시 발표회를 열었다. 이 학교 6학년 6반 학생들은 작품 속 인물의 삶을 살펴보고 본받을 점을 찾아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시로 표현해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패들렛 영상편집 앱 등 다양한 에듀테크를 활용해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친구들과 협력학습을 하며 시를 쓰고 다듬었다.

이렇게 완성한 시를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함으로써 자신이 꿈꾸는 삶에 대해 한 번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공언하기를 통해 다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모아졌고, 그 방법으로 메타버스를 선택한 것.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이프랜드'에서 자신만의 아바타를 꾸미고 가상 교실을 만들어 발표를 연습했다. 처음에는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메타버스 앱을 사용하는 것에 어색함과 설레임을 느꼈지만 학부모님 앞에서 자신의 시를 멋지게 발표하기 위해 진지하게 연습을 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3일 학부모님께 초대장을 보내고 내가 꿈꾸는 삶 시 발표회를 가진 것. 메타버스라는 낯선 공간에서 펼쳐진 수업이었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나의 아바타가 친구들과 학부모님의 아바타 앞에서 시를 발표하고 다양한 이모티콘과 제스처로 발표한 학생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은 메타버스에서 펼쳐지는 수업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색다른 모습이었다. 행사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코로나 때문에 몇 년째 공개수업에 참가도 못해서 아이의 수업 태도나 선생님의 수업이 궁금했었는데, 메타버스 덕분에 알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구침산초등 박명희 교장은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더욱 위축되고 고립될 위기에 처해진 학교교육에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대안이 보여주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 이후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학생들의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라고말했다.

경상여중은 지난해 12월6~10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활용교육 체험 주간을 운영했고, 대구중앙고는 지난해 11월 코로나19로 2년 동안 수학여행, 체험활동 등을 해보지 못한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VR을 활용한 세계 여행 체험 수업을 진행했다. 또 과학실험 VR 콘텐츠 제작 및 활용 수업, VR 콘텐츠 활용한 역사 유적지 및 세계 여러 박물관 체험 수업 등을 진행했다. 중앙고는 올해에도 AR 및 VR을 활용한 메타버스 활용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미래교육의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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