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대통령은 절대권력을 내려 놓아야 한다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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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28   |  발행일 2022-04-28 제23면   |  수정 2022-04-2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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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영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원장

논어 '자로(子路)'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정공문(定公問) "일언이가이흥방 유저(一言而可以興邦 有諸)?"

공자대왈(孔子對曰) "언불가이약시기기야(言不可以若是其幾也), 인지언왈(人之言曰) '위군난(爲君難), 위신불이(爲臣不易)', 여지위군지난야(如知爲君之難也), 불기호일언이흥방호(不幾乎一言而興邦乎)?"

왈(曰)"일언이상방유저(一言而喪邦有諸)?"

공자대왈(孔子對曰) "언불가이약시기기야(言不可以若是其幾也),인지언왈(人之言曰) '여무락호위군(予無樂乎爲君), 유기언이막여위야(唯其言而莫予違也)' 여기선이막지위야(如其善而莫之違也) 불역선호(不亦善乎)? 여불선이막지위야(如不善而莫之違也) 불기호일언이상방호(不幾乎一言而喪邦乎)?"

대체적으로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다. 노나라 왕 정공이 공자에게 "한마디 말에 나라가 흥한다고 하는데, 그러한 것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공자가 대답하기를 "말 한마디로 할 수 없지만 비슷한 말은 있습니다. 사람들의 말에 '임금 노릇 하기가 어려우며 신하 노릇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만약에 임금 노릇 하는 어려움을 안다면 이 말이 나라를 흥하게 하는 말이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다시 정공이 "한마디 말에 나라를 잃을 수 있다 하니, 그러한 것이 있습니까?"라고 하자, 공자는 "말 한마디로 할 수 없지만 비슷한 말은 있습니다. 사람들의 말에 '나는 임금되는 것이 즐거운 것이 아니라, 오직 내 말을 아무도 거스르지 않아 즐겁다'고 합니다. 만약 그가 선한 사람인데 아무도 그의 말을 거스르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만약 그가 선한 사람이 아닌데 그의 말을 거스르지 않는다면 그 말 한마디에 나라를 잃는 것이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살펴보더라도 몰락한 국가와 태평성대를 누리는 나라는 그 특징이 있다. 외침이 잦고 국내 정세가 어지러워 끝내는 망하는 국가는 절대 권력을 만들고 거기에 빌붙어 아부하는 사람과 그것을 즐기는 권력자가 있다. 그러나 제국을 이루고 수백 년을 이어간 나라는 쓴소리하는 사람들을 내치지 않고 달게 듣고 그 말을 실천한다.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루었던 진나라도 시황이 말년에 이르러 권력에 취해 나라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아첨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쓴소리는 듣지 않았다. 이세황제에 이르러서는 부패가 절정에 다다르고 마침내 무너지고 만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과 정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정권들을 보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마치 스스로가 절대권력으로 오판해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듣기 좋은 이야기만 하는 아첨꾼에 눈을 감고 귀를 막은 대통령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결과 국론이 분열되고 국가는 제 갈 길을 가지 못했다.

오는 5월 출발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5년 동안 한시도 잊지 않고 실천해야 할 일이 있다. 대통령의 귀에 거슬리는 쓴소리를 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정책의 옳고 그름을 깊이 새겨보는 것과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권력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수없이 목격했다. 5년 후 성공한 대통령으로서 끝맺음을 위해 윤석열은 절대 권력을 내려놓고 쓴소리에 귀를 열어야 한다.
전 영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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