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불 전소 주택 지원, 이재민 두 번 울리는 쥐꼬리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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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08  |  수정 2025-05-08 07:50  |  발행일 2025-05-08 제23면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낸 경북 산불 복구비가 확정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복구비는 국비 1조1천810억원, 지방비 6천500억원 등 총 1조8천310억원으로 책정됐다. 산불로 전소된 주택은 가구당 1억원이 지원된다. 114㎡(34평) 이상의 주택이 전소됐을 경우 9천600만원 지원에다 적십자, 산불 성금을 더해 1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피해 주택 지원액이 실제 건축 비용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산불로 경북지역의 수많은 주민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 산불로 집이 잿더미가 되고 농경지, 비닐하우스 등도 피해를 봤다. 4천 채가 넘는 주택이 산불 피해를 봤고 그중 3천여 채가 전소됐다. 순식간에 덮친 산불로 겨우 몸만 피한 주민들은 체육관, 마을회관에 머물며 한 달 넘게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일부 이재민들은 임시조립주택에 입주했지만, 평생 살던 내 집에 비할 바가 아니다. 속히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새로 집을 짓는 게 쉽지 않다. 재건축을 위한 주택 지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재민들은 새로 집을 짓는 데만 1억원 이상 들어가고 가전, 가구 등을 사려면 지원금 1억원은 터무니없는 액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22년 울진 산불 당시에는 전소 가구당 평균 1억2천만원이 지원됐다. 산불로 전 재산을 잃다시피 한 이재민들이 고통을 떨치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정부와 정치권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말처럼 특별법을 만들어 주택이 탄 곳은 주택으로 보상해 주는 제도로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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