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테킬라 위기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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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8   |  발행일 2022-05-18 제27면   |  수정 2022-05-18 07:20

17일 원·달러 환율이 1275원으로 마감했다. 1280원대로 치솟았던 전날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빅스텝(0.5%포인트 인상) 시사 발언의 영향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50%이다. 이 총재의 빅스텝 시사 발언은 달러 강세 때문이다. 이날 달러 인덱스(DXY)는 104.20을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유로와 일본 엔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다. 지난주 105를 넘어섰던 초강세 랠리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슈퍼 달러'이다.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1.00%인데,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는 가속화될 조짐이다. 미 연준은 6월과 7월 연이어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글로벌 자금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테킬라 위기' 재현을 걱정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1994년 미국 연준은 금리를 3%에서 6%로 끌어올렸다. 당시 멕시코에서 글로벌 자금 이탈로 금융 위기가 발생했고, 한국으로까지 번졌다. '테킬라 위기'는 멕시코 전통 술 테킬라에 취한 것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반론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의 대외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되고 있어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KDI의 분석이 맞기를 바라지만, 대비할 필요는 있다. 한국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미국과 통화스와프 체결이 중요하다. 때마침 오는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과 미국의 경제안보 협력 강화 의지를 다지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 체결도 이뤄지기를 바란다.

조진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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