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뻔한 TK지방선거에 '영주시장 투표'가 주목되는 이유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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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30   |  발행일 2022-05-30 제27면   |  수정 2022-05-30 07:09

[월요칼럼] 뻔한 TK지방선거에 영주시장 투표가 주목되는 이유
이영란 논설위원

6·1지방선거의 사전투표가 끝나고 이틀 뒤이면 본투표이다.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며 4년을 기다려왔지만 이번 지방선거도 대구·경북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뻔한 선거'로 끝날 공산이 크다. 특히 4년 전 선거에서만 해도 드문드문 보이던 야권인 민주당 후보의 선전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정권교체를 이뤄 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치르는 첫 선거인만큼 보수 텃밭 TK 유권자들이 정권 안정을 위해 힘을 몰아주는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대구·경북 전체 선거구 중에서 기초단체장 3명·광역의원 37명·기초의원 11명·기초 비례 24명 등 무투표 당선자(총 75명)가 무더기로 나온 것이 그 방증이다.

독주하는 여당을 견제할 만한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없으니 선거 열기는 식고, 투표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거 무용론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 많이 거론된다. 그러나 지방자치는 꼭 필요한 풀뿌리 민주주의 핵심 중의 하나이다. 과거 중앙정부에서 내리꽂던 임명제 단체장 시절과는 다르게 지역 밀착형 행정,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살림에 대한 고민은 아무래도 지역민의 표를 받아야 하는 리더가 더 많이 하지 않을까. 이미 뿌리내린 민주 시스템을 더 잘 가꾸어 가는 것은 우리 유권자와 출마자 모두의 몫이다. 선거판을 바꿀 큰 파도는 아니지만 '조용한 선거'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작은 변화의 조짐도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번 선거에서 1020세대 청년의 도전이 크게 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대구 기초의회 예비 후보 195명 가운데 40세 미만 청년은 25명(12.82%)이다. 선거법 개정에 따라 처음으로 10대 후보(1명)가 탄생했고, 20대 후보가 4명이나 포진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대구 기초의원 후보자 가운데 40세 미만 청년은 모두 18명으로 전체의 7.8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20대 후보는 단 1명이었다.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선 40세 미만 13명(6.31%)이 후보로 나섰다. 당시에는 20대가 1명도 없었다. 이들의 도전은 어떻게 될는지. 이번 지방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더 많은 신인이 발굴돼 대구·경북의 정치가 젊어지고 혁신되길 바란다.

뻔한 TK선거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보수정당(국민의힘)의 공천=당선'으로 여겨지는 TK 지역에서 무소속 후보의 5선 도전이 어떻게 끝날 것인가이다. 영주시장 선거가 그것이다.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박남서 후보와 경북도의회 문화관광위원장을 지낸 무소속 황병직 후보가 1대 1로 맞붙은 이곳에서 주목되는 것이 황 후보의 정치이력이다. 황병직 후보는 정치입문 처음부터 정당을 노크하지 않았다. 기초(영주시의원 2선), 광역(영주지역구 경북도의원 2선)을 모두 무소속으로 도전해 당선됐고, 이번에 다시 무소속으로 시장직을 노크했다. 지방자치제도를 한 걸음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는 국민의힘 텃밭에서 무소속 도전의 역사를 써가고 있는 것이다. 영주 유권자들의 최종 판단이 어디로 흐를지 전국적인 관심이 모아진다.
이영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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