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콘택트 유스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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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8 20:00  |  수정 2022-06-0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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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경 작.

콘택트 유스(CONTACT YOUTH)의 뜻은 '청춘과 접촉하다'이다. 지금 대구 수창청춘맨숀에서 진행하고 있는 기획전시의 제목이다. 젊은 예술가들의 시선에 초점을 맞췄다. 개인과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예술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떠올랐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2010년말 출간된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자기계발 에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고뇌하는 청춘들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이다. 당시 선풍적 인기를 누렸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금수저 출신의 김 교수가 극한 상황에 내몰린 청춘에게 훈계조로 이야기하는 게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개그맨 유병재는 TV프로그램 SNL코리아에서 "아프면 환자지, 뭐가 청춘이야"라고 대놓고 '디스'했고, 영화 '화차'의 변영주 감독은 "아프니까 청춘이다 류의 책을 써서 먹고 사는 사람들은 정말 x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일종의 관념 덩어리이다.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인식이 바탕에 깔리지 않았다면 그럴듯하게 들린다. 책 표지에 나오는 '시작하는 모든 존재는 늘 아프고 불안하다. 하지만 기억하라, 그대는 눈부시게 아름답다'라는 문장만을 놓고 봤을 때 틀린 말도 아니다. 다만, 현실에서 적용되느냐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콘택트 유스 전시는 젊은 예술가들의 현실적 고뇌를 엿볼 수 있는 전시이다. 이준영 작가는 예술가라는 직업을 영위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야 하는 현실을 작품화했다. 과연 그의 직업은 무엇인가. 작가는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 그는 "예술로 밥 먹고 살겠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인간, 아니 청춘을 미완성의 존재로 표현하는 작품들도 살펴볼 수 있다. 거칠고 과감하게 드러내기도 하고, 세련되고 은유적으로 포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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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성 작.

 

요즘 미술시장이 활황세다. 대구에 '아트페어 인 대구'라는 새로운 미술시장까지 등장했다. 미술시장의 큰손으로 MZ세대가 지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젊은 예술가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인기 작가'가 되겠다는 꿈은 있지만, 현실로 이뤄질 것인지는 스스로 확신할 수 없다. 젊은 예술가들이 잘 '버텼으면' 좋겠다. 콘택트 유스 전시는 8월 31일까지 진행된다. 대구 시민들의 응원 행렬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참고로 콘택트 유스 전시에 참가한 젊은 작가들은 공모로 선정됐다. 공정하게 선발된 젊은 예술가들의 열정과 시선의 높이를 감상할 수 있다. 작가이면서 기획자인 윤동희는 "세상을 향한 청년의 외침에 접촉해 달라"고 했다.
조진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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