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빌딩 사무실 소송 기록 모두 불탔다…재판 지연 불가피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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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14  |  수정 2022-06-13 17:38  |  발행일 2022-06-14 제6면
방화 빌딩 사용 변호사들, 대구변호사회 대회의실에 임시사무실
방화빌딩 사무실 소송 기록 모두 불탔다…재판 지연 불가피
13일 대구지방변호사회가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이 발생한 빌딩을 사용하던 변호사와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임시사무실.

13일 오후 1시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대구지방변호사회 대회의실. 대구지방변호사회는 방화 사건이 발생한 사무실과 같은 빌딩을 사용하는 변호사와 직원을 위해 이곳에 임시사무실을 마련했다.

방화 사건이 발생한 빌딩에는 32명의 변호사가 입주해 있어, 사무장 등 직원 포함 많게는 100명 가까이가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대구변호사회가 마련한 임시 사무실을 찾은 방화 피해 빌딩 1층에 사무실이 있는 한 변호사는 "책상 위에 물이 떨어지고 바닥도 검긴 하지만, 다른 층에 비해 우리는 피해가 덜한 편이다. 수성구청 안전점검이 끝날 때까지 당분간 여기서 일해야 할 것 같다"며 "그보다도 피해자들이 너무 억울하게 돌아가셨다. '사회적 참사'다. 마음이 좋지 않다"라고 했다.

임시 사무실은 마련됐지만, 변호사들의 발길은 많지 않았다. 임시사무실에 만난 한 변호사는 "업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임시 사무실이 생겨도 거의 안 오는 것 같다. 일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무실은 1층이라서 불이 나진 않았지만 냄새가 심했다. 지난 주 금요일에는 전기 문제로 급한 기록을 찾아 나오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변호사들과 직원들의 심리 문제가 가장 크다. 손이 떨리고 무섭다"고 덧붙였다.

특히 화재가 발생했던 빌딩 2층 사무실들은 있던 소송 기록, 중요 문서, 노트북 등 상당수가 소실된 상태여서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화재 빌딩 2층 사무실을 쓰던 김성한 변호사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종이로 된 문서는 못 쓰게나마 남아는 있는데, 컴퓨터들이 다 녹아버려 사용하기 힘들게 됐다. 하드가 복구될 지 모르겠다"며 "2층은 사무실은 전체가 거의 쓸모없는 지경으로 폐허화 돼 있어 복구 등에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다. 그 외에도 마음이 무겁다. 다들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 까닭에 대구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들의 지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구지법은 피해 빌딩에 사무실을 둔 변호사들이 맡은 사건과 관련해 연기 신청이 들어올 경우, 적극적으로 받아주기로 했다.

한편 빌딩 2층에는 대구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 사무실도 있다. 대구지법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해당 사무실을 쓰는 것도 어렵고 트라우마도 생길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신속히 국선전담변호사들을 위한 새로운 사무실을 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대구지법은 현재 행정처에 국선전담변호사 사무실 이전을 위한 공문을 보낸 상황이다.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사무실들은 수성구청의 안전점검 등이 종료되면 다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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