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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위기 극복을 위한 평가토론회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이 15일 개최한 선수·그룹별 대선·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이재명 책임론'이 급부상했다. 특히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로 출마하는 것과 관련,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의 찬반이 엇갈리며 설전이 오갔다.
86그룹(운동권 출신 60년대생·80년대 학번)의 초·재선의원이 주축인 연구 모임인 '더미래'는 이날 토론회에서 이 의원 책임론을 거론했다. 김기식 더미래 연구소장은 "이 후보의 책임이 명백히 존재한다. 민주당 후보가 가진 이미지 요소, 대장동 의혹과 법인카드 논란 등이 지지율 상승을 누르는 결정적 요인이었다"며 "무엇보다 이슈를 대하는 이 후보의 태도가 중산층과 국민 공감대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송갑석 의원은 "패배 원인을 송영길·이재명 문제로만 국한할 수 없다"며 "170명 의원 모두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과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문제의식을 스스로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재선의원 토론회에서도 '이재명 책임론'이 계속됐다. 친문계 신동근 의원은 대선 패배 후 당내 공유된 '졌잘싸'(졌지만 잘싸웠다) 기류를 비판하며 이 의원을 비판했다. 지선 패배에 대해서는 "불리한 선거는 맞지만 해볼 만한 선거였다. 그렇게 생각했으니 이재명도 나오고 송영길도 다시 튀어나왔다"고 했다. 이어 '윤호중 비대위 체제'의 출범, 송 전 대표의 공천 출마 번복 과정, 이 후보의 인천계양을 보궐선거에 대해 "코미디"라고 주장했다.
이에 친명계인 김병욱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5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상황에 대해 냉정하게 분석하는 것이 책임론을 거론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며 '이재명 책임론'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조국 사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간 갈등상황에서 당이 민심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점을 패인 중 하나로 꼽았다.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도 이재명 의원 당대표 출마에 반대하는 방향으로 뜻을 모았다. 이 모임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이날 비공개 토론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연이은 패배에 책임 있는 부분과 계파 갈등을 유발하는 분들은 이번 전대에 참여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게 많은 수의 의견으로 모였다"며 "새롭고 참신한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는 게 국민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재명 의원은 물론 친문계에서 당권 도전을 시사한 전해철·홍영표 의원에게도 불출마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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