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윤리경영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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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04   |  발행일 2022-07-04 제27면   |  수정 2022-07-04 06:46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 'ESG 경영'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기업들은 사회공헌과 함께 윤리경영을 중요시했다. 특히 윤리경영은 국내 기업들이 2000년대 들어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 꾸준한 확산 추세를 보였다. 기업의 경영성과가 아무리 좋더라도 기업윤리 의식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잃으면 결국 기업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공감대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포스코만큼 윤리경영을 강조해온 기업도 드물다.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993년 윤리강령을 만들었던 포스코는 2003년 6월 윤리 규범을 제정·선포하며 윤리경영을 본격 시작했다. 포스코가 윤리경영을 추진하게 된 큰 배경 가운데 하나는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설립된 민족기업, 국민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또 지배주주가 없는 전문경영인 기업으로서 시장에 대한 우월적 지위 행사, 부패의 개연성이 크다는 오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도 인식됐다.

윤리경영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포스코가 최근 사내에서 발생한 여직원 성폭행 사건으로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 포스코는 윤리경영 선포 이후 성희롱·폭력,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 등 사내 윤리경영 캠페인을 계속 펼쳐왔다. 또 성 윤리 위반 등 4대 비윤리 관련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시행 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교육이 어떤 식으로 이뤄져 왔는지 짐작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언적 의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외부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윤리경영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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