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 '낙동강 리버로드', 물 위 걷는 낙동강 생태탐방로…천년고찰 비슬산 대견사 '힐링투어'

  • 류혜숙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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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08   |  발행일 2022-07-08 제16면   |  수정 2022-07-0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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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진 주막촌에서 달성습지 생태학습관까지 화원동산의 벼랑을 따라 낙동강생태탐방로가 이어져 있다. 벼랑의 퇴적 지형과 하식애, 희귀수종인 모감주나무 군락지 등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작은 사진은 달성습지 생태학습관. 전시실은 달성습지의 형성과 서식하는 생물종에 관한 다양한 교육체험 콘텐츠로 구성돼 있으며 낙동강의 역사와 문화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다.
바쁘게 사느라 때때로 잊지만 대구 분지 어느 곳에서든 고개를 들면 푸른 세상이 보인다. 대구는 이처럼 풍부한 생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관광재단은 도심에 집중되어 있는 관광 콘텐츠를 외곽의 생태 관광으로 확대해 대구의 자연을 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먼저 대구지역의 생태자원을 전수조사하고 학술용역을 통해 핵심자원을 선별했다. 그리고 선별된 핵심자원을 중심으로 우수 관광지를 선정해 '내추럴 대구'라는 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추럴 대구의 다양한 코스 중 하나가 비슬산과 대견사, 사문진 주막촌과 달성습지를 둘러보는 '낙동강 리버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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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견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한 사찰로 비슬산 해발 1천m 이상에 자리 잡고 있다.
◆한반도 지질시대의 학습장, 비슬산 대견사

출발지는 동대구역이다. '내추럴 대구' 투어는 관광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대구의 도심을 달리는 대구시티투어와 연계해 운영되고 있다. 대구의 동쪽에서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대구분지 남부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비슬산으로 간다.

비슬산은 해발 1천m가 넘는다. 비슬산 반딧불이 전기차를 타고 보다 빠르게 산을 오른다. 소재사를 스쳐 지나 곧장 산정부에 자리한 대견사로 향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이 아찔하다. 비슬산은 전체적으로 급한 사면을 가지고 있다. 비슬산의 산체는 중생대 백악기 때 화산분출로 만들어진 안산암질 화산암이다. 이후 땅속 깊은 곳의 마그마가 천천히 식어 생성된 단단한 화강암이 안산암질 화산암을 뚫고 들어왔다. 이때의 비슬산은 완만한 구릉지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오랜 지질시대를 거치며 지각의 계속적인 융기로 산은 솟아올랐고, 신천과 남천 등 하천의 침식이 부활해 산지를 깎으면서 비슬산은 지금처럼 사면이 급해졌다. 동시에 땅속에 있던 화강암이 차츰 지표 가까이로 나왔다.

급사면은 해발 800m를 지날 즈음 점차 완만해진다. 그리고 기암괴석의 벼랑에 앉아 거대한 바위들에 둘러싸인 대견사가 나타난다. 대견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비슬산 해발 1천m 이상에 자리 잡고 있다. 북쪽으로 대견봉이, 남쪽에는 관기봉이 솟았고, 서쪽에는 낙동강이 유유히 흐른다. 당 태종이 세수를 하다 본 산정의 아름다운 풍광이 바로 이곳 대견사 터라는 전설이 전해 올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이곳에서 '삼국유사'를 쓴 일연 스님이 초임 주지로 임명받아 10년간 주석했다고 전한다.


해발 1천m 비슬산, 남부핵심 생태자원
기암괴석 벼랑 위엔 천년고찰 대견사
벼랑 아래 흐른 '돌강' 세계최대 규모

韓 최초 피아노 들어온 사문진나루터
길이 1㎞ 산책하기 좋은 '생태탐방로'
520종 생물터전 달성습지도 인기명소
탐방로 끝엔 생태학습관 자리 잡아

대구시, 17일까지 시티투어버스 연계
지역 생태관광지 여행프로그램 운영



대견사는 기암의 벼랑 위 웅장한 바위들에 둘러싸여 있다. 벼랑의 아래쪽에는 돌강이 흐른다. 크고 모서리가 둥글둥글한 돌이 산 사면이나 골짜기에 집단적으로 쌓여 있는데, 돌이 강을 이룬다 하여 '돌강'이라 부른다. 돌강은 마지막 빙하기 동안 만들어졌다. 차츰 지표 가까이로 나온 화강암은 압력의 변화에 의해 균열되고 그 틈으로 수분이 침투해 부서지는 심층 풍화를 겪고 있었다. 부서진 돌은 점점 모서리가 깎여나가 둥근 돌알이 되었고 그 주변을 작은 모래나 진흙과 같은 푸석돌이 감싸고 있었다. 영하의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자 푸석돌에 감싸인 돌알이 계곡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렸다. 그리고 빙기가 끝나고 빗물에 모래와 진흙이 씻겨 내려가자 돌알만이 남았다. 돌강의 탄생이다. 비슬산 돌강은 그 길이가 약 1.4㎞에 이른다. 세계 최대 규모다.

대견사 일대의 암석들도 모두 화강암이다. 돌알이 기반암이나 다른 돌알 위에 층층이 쌓인 것을 토르, 즉 탑 바위라 한다. 부처바위, 곰바위, 형제바위, 소원바위, 상감모자바위 등이 모두 탑 바위다. 대견사 아래 수직암벽은 산 사면이 변하는 과정에서 암석의 차별침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암석에서 떨어져 나가 형성된 것이 너덜겅이다. 너덜겅도 빙기의 산물로 거대한 암벽 틈에 스며든 수분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깨진 돌이 암벽 아래쪽으로 굴러 떨어져 쌓인 것이다. 그래서 너덜겅은 돌강보다 경사가 급하고 모가 난 돌이 많다. 대견사 뒤로 난 나무 계단을 조금만 오르면 비슬산의 고위평탄면이 펼쳐진다. 먼 옛날 최초의 구릉성 산지가 융기와 침식을 받아 만들어졌다. 이곳에 참꽃 군락지가 약 100만㎡ 규모로 펼쳐져 있다. 매년 봄이면 참꽃들이 피어나 산 전체가 붉게 타오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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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진에는 현대의 주막촌이 들어서 있다. 수령 500년이 넘은 팽나무가 멋지게 가지를 펼쳐 분주한 주막촌에 조용한 그늘을 드리운다.
◆사문진 주막촌과 낙동강 생태탐방로

이제 낙동강으로 간다. 비슬산의 서북 계류들도 낙동강으로 간다. 강을 만나 그들은 순리대로 흐르고, 물길을 거슬러 사문진에 닿는다. 사문진은 한때 낙동강 하류를 대표하는 나루였다. 조선 성종 때는 왜와의 무역을 위한 왜물고(倭物庫)가 설치되었고 해방 후에도 부산 구포에서 경상북도 안동 사이를 오르내리는 낙동강 배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했다. 1900년, 낙동강을 거슬러 한국 최초로 피아노가 들어온 곳도 사문진이었다. 낙동강에 다리가 놓이면서 사문진은 나루터의 기능을 잃었지만 지금 사문진에는 현대의 주막촌이 들어서 있고 낙동강에는 유람선이 다닌다. 주막촌은 분주하다. 수령 500년이 넘은 팽나무가 멋지게 가지를 펼쳐 조용히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사문진 나루터 옆 화원동산은 삼국시대 토성이 있던 동산이다. 신라시대부터 '꽃 피는 아름다운 동산'인 '화원'이라 불렸다. 신라 경덕왕이 가야산에 요양 중인 왕자를 보러 갈 때 이곳의 아름다움에 끌려 9번이나 들렀다고 전해진다. 낙동강에 접한 화원동산의 북쪽은 강이 깎아놓은 벼랑이다.

사문진 주막촌에서 화원동산의 벼랑을 따라 물 위를 걷는 생태탐방로가 달성습지 생태학습관까지 이어져 있다. 총길이는 1㎞ 정도다. 벼랑의 퇴적 지형과 하식애, 바위에 뿌리내린 무수한 수목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하식애에는 천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모감주나무 군락지가 있다. 모감주나무는 6월과 7월에 황금색 꽃이 나무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피어난다. 쉼터와 전망대가 있고 삵, 흑두루미, 황조롱이, 말똥가리 등 일대에 서식하는 동물들에 대한 설명도 볼 수 있다. 왼편으로는 먹먹하게 펼쳐진 낙동강 위로 하중도의 끝자락이 길게 뻗어 있다.

◆자연생태의 보고, 달성습지

생태 탐방로 끝에는 달성습지 생태학습관이 자리한다. 생태학습관 앞에서 진천천과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 곡류한다. 강물의 흐름 속에 너른 모래톱이 있고, 깊고 얕은 웅덩이가 있고, 작은 섬 하중도가 있다. 달성습지다. 달성습지는 홍수로 인한 범람으로 만들어진 습지다.

총면적은 약 2㎢에 이르며 모감주나무, 쥐방울덩굴,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등을 비롯해 약 520종의 생물이 산다. 최근에는 수달과 삵, 참매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과 기후변화 생물 지표종인 박새, 쇠백로, 중대백로, 청둥오리, 큰부리까마귀, 무당거미도 관찰됐다. 여름에는 황로, 왜가리 등이 찾아오고 겨울에는 고니, 홍머리오리, 청둥오리가 찾아든다. 환경부 2급 보호 동물인 맹꽁이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습지는 생물의 다양성 유지는 물론 수질 정화, 홍수 예방, 지구온난화 완화 등 자연 생태계 복원의 기능도 맡고 있다.

생태학습관은 2019년에 개관했다. 2층과 3층은 전시실, 옥상은 작은 꽃밭 정원이자 전망대다. 전시실은 달성습지의 형성과 서식하는 생물종에 관련된 다양한 교육체험 콘텐츠로 구성돼 있으며 낙동강의 역사와 문화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다. 영상관에서는 습지 일대를 새의 눈으로 본다. 훨훨 나는 마음으로 벅차게 습지를 누빈다. 생태이야기실에서는 습지의 내부로 들어가 물속의 생명들, 모래톱의 생명들, 숲의 생명들을 들여다본다. 맹꽁이, 청개구리, 무당개구리, 두꺼비의 울음소리도 듣는다. 3층 홀의 전면 유리창은 통창이다. 창 너머 달성습지의 모습이 환영처럼 펼쳐진다. 하중도 저편으로 디아크 물 문화관이 은빛 물고기처럼 보인다.

습지 동쪽의 제방에 오른다. 몇 군데 습지로 내려가는 돌계단이 있다. 습지 탐방로다. 왕버들은 제각각 뿌듯하게 서 있고 풀들은 무섭도록 무성해 물길도 웅덩이도 가늠되지 않는다. 제방 저편은 대명유수지다. 성서산단의 침수를 예방하기 위해 만든 인공 저수지로 물억새 군락지로 유명하다. 특히 국내 최대의 맹꽁이 산란처로 알려져 있다. 대명유수지 억새밭에 고라니가 뛴다. 풀쩍풀쩍 정신없이 뛰어 억새 속으로 숨는다. 얕은 물웅덩이에는 물새가 헤엄치고 물가 억새 숲에 왜가리의 노란 부리와 검은 댕기 깃이 걸려 있다. 산단과 높다란 건물들이 지척이고 바로 곁에서 차들이 쌩쌩 달린다. 이곳에서 습지는 자신이 품은 모든 생명들을 지키고, 모르는 사이 우리들도 지키고 있다. 습지는 자연생태의 보고다.

글=류혜숙 여행칼럼니스트 archigoom@naver.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 여행 정보

대구시와 대구관광재단은 대구의 자연생태 자원을 활용한 '내추럴대구 투어' 프로그램을 오는 17일까지 매주 금, 토, 일요일 운영한다. 투어 코스는 그린로드, 에코로드, 리버로드, 웰로드 등 총 4개다. '그린로드'는 동구 생태관광 코스로 봉무공원과 나비생태원, 불로동 고분군, 도동측백나무숲, 옻골마을 등을 둘러보게 된다. '에코로드'는 팔공산 생태관광 코스로 팔공산 자생식물원, 동화사, 자연염색박물관, 북지장사 등을 거친다. '웰로드'는 달성군 생태관광 코스로 대구수목원과 송해공원, 비슬산, 대견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참가비는 1만5천원으로 교통비와 입장료, 점심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투어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출발장소는 동대구역 대구시티투어 승강장이다. 투어에는 문화관광해설사가 동행한다. 참가 및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는 대구관광재단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마이리얼트립, 여기어때 등에서도 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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