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홍준표 號'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

  • 정기숙 계명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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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12   |  발행일 2022-07-13 제25면   |  수정 2022-07-13 07:45
[특별기고]홍준표 號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
정기숙 계명대 명예교수

[특별기고]'홍준표 대구시장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
정기숙 계명대 명예교수/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고문
지난 1일 대구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홍준표호(號)'가 출범했다. 홍 대구시장이 취임식장으로 국채보상공원을 택한 것은 탁월한 역사인식의 결과로 여겨졌다. 그래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홍준표호는 장기간 지속되어 온 대구경제의 침체를 돌파해내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싣고 있다. 작금 국제환경의 불안이 우려되지만, 이러한 난관을 헤치고 나아가는 데에는 합리적이면서도 저돌적인 홍 시장의 정체성이 크게 유효하리라 기대된다.

홍 시장이 말한 대구경북신공항 조성, AI 등 혁신산업 유치, 스타트업 기업 창업 환경 조성 등은 시의적절하고 당연한 정책이다. 시민들은 모두 그런 정책들이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물론 다른 지역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분야이므로, 쉽지 않으리라는 것은 인정할 일이다.

또한 특정 지역의 성장은 그 역사적 환경과 자연자원의 활용이 첨단산업 못지않게 중요하고, 나아가 신산업의 육성에 정신적 밑바탕이 된다는 점도 명심할 일이다. 이런 분야는 타 지역과 경쟁 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는 신라 신문왕 때 경주에서 천도하려고 한 시도와 조선조 경삼감영 소재지로서 삼남 지방의 정치 경제 문화 중심지였다. 경상도 최초로 삼일독립만세운동을 일으켰고, 계성학교·신명학교·대구고보·대구사범·대구상업학교 등 지역 학생들의 독립운동은 그 치열한 지속성에 있어 다른 어느 지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암울한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펼친 국채보상운동과 대한광복회 활동은 독보적이다.

대한광복회는 1915년 8월25일 달성공원에서 결성되었다. 총 사령 박상진, 지휘장 우재룡, 만주 부사령 김좌진 등 출중한 독립지사들이 활약했다. 국정 고교 국사 교과서는 "1910년대에 가장 뛰어난 활동을 한 독립운동단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달성공원에는 표지석 하나 없다.

이런 일들은 달성공원 앞 순종동상 건립과 북성로 어행길 현창에 견줄 때 이해하기 힘든 조치들이다. 나라가 망해갈 때 당당하게 맞서지 못했던 임금을 기리는 데는 70억원이나 되는 엄청난 예산을 쓰면서 독립운동가들을 섬기는 일에는 너무나 소홀한 잘못된 행정의 표본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대구형무소는 206명의 독립지사가 순국한 곳이다. 이는 서울 서대문형무소의 195명보다 많다. 그런데 대구형무소는 지금 흔적조차 없는데 비해 서대문형무소는 그대로 보존되어 역사의식 고취와 관광명소로 활용되고 있다.

이상의 내용을 두루 살펴 필자는 다음과 같이 건의하고자 한다.
"홍 시장님! 파워풀한 대구시민의식 앙양은 가까운 대구의 역사에서 찾아야 합니다. 산재해 있고, 묻혀 있는 역사적 사건을 한자리에 모아 시민정신 고양의 장소로 삼아야 합니다. 대구 특유의 독립기념관 건립을 건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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