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後] 대구 가창·학산 산불지역 토사유출 대비 어떻게…피해목 정리·산사태 위험땐 곧바로 사방사업 실시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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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03  |  수정 2022-08-03 07:13  |  발행일 2022-08-03 제8면
집중호우 인한 토사 유출 피해

산불 직후 1~2년간 가장 심해

달서구, 내년 봄부터 조림사업

달성군, 20㏊ 복구 예산 신청

[뉴스 後] 대구 가창·학산 산불지역 토사유출 대비 어떻게…피해목 정리·산사태 위험땐 곧바로 사방사업 실시
지난달 31일 대구 달서구 학산공원 산불피해지역. 나무 밑동이 검게 그을려 있고 솔잎은 갈색빛으로 메마르고 있다.

올해 초 계속된 대구경북지역 산불로 장마철 집중호우에 따른 토사 유출과 산사태 위험이 우려된다는 지적(영남일보 6월30일자 6면 보도)에 대구 산불피해 지역에 대한 방제·복원 사업이 진행된다.

달서구청은 지난해 4월 발생한 정상부 6㏊의 산림이 불에 탄 달서구 학산 정상부에 오는 10월부터 복원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지난 1일 밝혔다.

달서구청은 피해목을 정리하는 작업을 우선 시행키로 했다. 불에 탄 나무들이 대부분 소나무여서 재선충병 방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보통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는 가을부터 이뤄지는데, 방제를 위해 소나무들을 훈증·파쇄한다. 조림 사업은 내년 봄철 시작될 계획이며, 새로운 나무를 사서 시기적절한 때 심을 계획이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작업로가 생기고 중장비들이 동원될 것이다. 불편이 없도록 조치하겠다"며 "토사유출이나 산사태 위험이 감지되면 곧바로 사방사업(토사 등이 이동해서 발생하는 각종 재해 예방, 복구 공사)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달성군청도 지난 3월 산불이 발생한 가창면 용계리-오리(주암산·최정산) 일대 피해 지역의 복원을 올 하반기부터 시작한다. 달성군은 산림 복원에 관한 용역을 진행한 결과 약 20㏊의 피해 지역 복구가 필요하다고 판단, 대구시에 예산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올 하반기부터 피해목 정리를 시작으로 정확한 피해 조사 용역을 거친 후 내년 상반기에 조림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화성이 높은 굴참나무 위주로 심을 예정이며, 토심(수목의 생육에 필요한 땅의 깊이) 확보 조사가 마무리되면 양묘(묘목을 기르는 일)나 구매 계획을 확정한다.

달성군청 관계자는 "주암산 8부 능선의 돌너덜(돌이 많이 흩어져 있는 비탈)의 경우 복구사업용역 당시 산사태 영향이 적은 것으로 판단됐고, 등산로나 밭 인근 토사가 무너져 내리는 곳은 신속한 현장 점검 후 조치할 것"이라며 "자연 복구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더 구체적인 사항은 조사를 진행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산불피해 지역은 집중호우로 인한 토사 유출과 산사태 위험이 높다. 산불로 탄 토양에는 유기물이 사라져 토양의 친수성이 낮아진다. 빗물이 흙 속에 스며들지 못하고 지표로 유출되면서 토사 침식을 유발한다. 서준표 국립산림과학원 토사재해연구사는 "토사 유출량이 피해 직후 1~2년 동안 가장 심하기 때문에 쓰러진 나무 정리와 배수로를 정비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며 "또 토사 유출은 지표의 피복 상태, 즉 식생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2~3년 소요 후 지표 식생이 회복된다. 그에 맞춰 산림 복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 後] 대구 가창·학산 산불지역 토사유출 대비 어떻게…피해목 정리·산사태 위험땐 곧바로 사방사업 실시
지난달 31일 방문한 대구 달서구 학산공원 산불피해지역. 달서구청 공원녹지과의 피해복구 안내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다.

한편 취재진이 지난달 31일 방문한 대구 산불피해 지역에는 여전히 아픔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달서구 학산 정상부에는 완전히 불에 타 쓰러진 나무와 함께 일부 밑동만 그을린 나무들이 나뭇잎을 틔웠지만 일부는 죽어가고 있었다. 여름철 무성한 나뭇잎으로 가려져야 했을 도시 조망이 보일 정도였다. 달성군 가창면 피해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피해 지역 내 최정산 등산로 초입에는 장마철 큰비가 오지 않았음에도 무너져 내린 경사면이 보였다. 장마철 이후 젖어있어야 할 땅이 지표면 약 30㎝ 아래는 바싹 말라 있었다. 언제든지 큰비가 오면 무너질 수 있는 위험한 상태였다.

이곳을 등산하던 김모(여·55)씨는 "많은 소나무가 불에 타 그을렸다.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땅이 거뭇거뭇하고 나무도 죽었다. 복원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급하게 하지 말고 느리더라도 완벽하게 복원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동현 수습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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