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런 사람이 있었네 - 엄대섭평전

  • 이승로(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회장·수성고량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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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01   |  발행일 2022-08-11 제21면   |  수정 2022-08-01 18:17
[기고] 이런 사람이 있었네 - 엄대섭평전
이승로 수성고량주 대표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북구 구수산도서관이 리모델링을 끝내고 7월 재개관했다. 기념행사에 초청되어 구석구석 둘러보니 감개무량했다. 우리 지역에도 이런 보석 같은 도서관을 갖게 되었다는 생각에 가슴 뿌듯했다.

어린이 도서관에는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을 키우는, 동화 같은 공간구성이 돋보였다. 첨단 시청각실과 유튜브 창작실 및 교육실까지 갖추어 뉴미디어 창작을 도울 수 있는 공간도 좋았다.

특별 전시된 엄대섭 선생 전이 눈에 띄었다. 엄대섭 선생은 우리나라 '도서관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분이다. 서점에 들러 문의해보니 신간 중에 '이런 사람이 있었네. 엄대섭평전'을 소개한다. 엄대섭 선생과 문고활동을 함께 한 이용남 교수가 출간한 국민독서진흥운동에 관한 책이다. 엄대섭 선생은 사비를 들여 국민독서운동과 마을문고운동을 펼치신 도서관의 대부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친 1960년대 공공도서관 수는 극히 적었다. 한국도서관협회 통계에 따르면 1960년 도서관 수는 전국 18개관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엄대섭 선생은 초기 자금을 마련하고 '마을문고진흥회'를 조직해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마을문고 운동을 시작했다. 마을문고는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주체가 돼 책과 독서를 중심으로, 1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데 목적을 뒀다. 꼬마도서관 마을문고는 또 지역 주민들의 독서회를 조직해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며 스스로 필요한 책을 구입하는 등 마을문고를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문고 활동은 1981년 새마을운동과 결합하여 새마을문고로 거듭나게 된다. 근면·자조·협동 새마을정신과 독서진흥운동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전국 마을마다 새마을작은도서관으로 발전하여 아이들과 시민들의 건강한 문화공동체의 장으로 발전하였다. 올해로 새마을문고 61주년 역사가 된다.

대구 새마을문고에서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공동체, 책 읽는 도시 대구, 교육문화·예술중심도시 대구 라는 슬로건을 걸고 힘을 모으고 있다. 2022년 도서관주간 기념 글·그림대회 시상식을 7월에 대구시청 강당에서 진행했다. 예상 외에 많은 학모들과 어린이들이 참가하여 새마을문고 글·그림대회는 성황을 이루었다. 대구 새마을문고 도서관 주간은 대구가 배출한 문학계의 거장 이상화와 현진건이 타개한 4월25일과 세계 책의날을 기념해 행사를 진행했다.

글·그림대회에 선발된 어린이들의 그림은 대구 예술발전소에 전시되어 큰 감동을 주었다. 어린이의 시선으로 '지구를 구하자'는 그림 메시지는 어른들의 환경 의식을 높여주기에 충분했다. 색색이 그린 그림 앞에서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했다. 독후감을 쓴 학부모들은 '어제와 다른 오늘의 부모되기' 북토크를 예술발전소 만권당에서 개최하여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활동에 참여한 새마을문고 학모봉사단원들은 앞으로도 광주·대구 달빛동맹 문학의밤, 영화데이, 시낭송대회, 공감토크, 작은도서관축제, 인문학여행, 대구정신 이어가기, 박물관·미술관투어 등을 함께 한다.

60여 년전 시작된 엄대섭 초대 문고회장의 국민독서운동은 선진국 대한민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어 오늘날 문화강국으로 우뚝 서 있다. 새마을작은도서관에서는 앞으로도 쉼 없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이다. 60년 전 엄대섭 회장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새마을작은도서관의 문호를 활짝 열어두었다. 대구시민 모두가 학부모봉사단의 일원이 되시기를 희망한다. 2022년 대통령기 새마을문고 국민독서경진대회는 시민들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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