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선진농업 1번지, 산소 카페 청송 .4] 생산성 뛰어난 청송자두…햇볕 듬뿍 받은 영양 가득 자두에 '피로가 싸악~'

  •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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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09   |  발행일 2022-08-09 제12면   |  수정 2022-08-09 07:29
자두재배 후발주자임에도 품질 인정
조생종 제외 중생·만생종만 재배
당도 높고 단단한 육질의 핵과류
비타민 풍부하고 항산화 물질도 가득
과육 생산량 늘며 가공산업도 기지개
지난해 '자두오곡비빔면' 상품 출시
郡, 유통환경 개선·고품질화 등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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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자두는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은 환경에서 자라나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다. 생산성도 뛰어나 청송군 내 재배면적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경북 청송에서 사과 다음으로 많이 재배하는 과일은 자두다. 자두는 비타민류가 풍부해 피부 미용과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과일로 알려져 있다. 또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고, 항산화 물질도 다량 함유돼 있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은 청송에서 자라는 자두는 유독 당도가 높고 육질이 단단해 상품성이 높다. '대한민국 선진농업 1번지 산소카페 청송' 4편에서는 생산·경제성이 뛰어난 청송 자두를 소개한다.

◆피로 회복에 좋은 비타민, 섬유소 등 풍부

원산지가 아시아인 자두는 다른 어떤 과일보다 오랜 역사를 가졌다. 한국에서는 적어도 삼국시대 이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 제1대 온조왕 3년(기원전 16년) 겨울 음력 우레가 일어나고 복숭아꽃과 자두꽃이 피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남아있다.

국내에서 상업용으로 자두 재배가 본격화한 것은 1970년대 후반부터다. 경제성이 부각되며 농가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 현재 자두 주산지는 경북이다. 경북에서도 김천, 의성, 영천, 경산, 군위 등지에서 많이 생산된다.

청송은 이들 지역보다 20여 년 늦게 뛰어든 후발주자다. 하지만 자두 재배에 좋은 자연환경을 갖춰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자두는 기후에 강하고 척박한 곳에 잘 적응하는 핵과(核果)류 과수다. 개화기에는 따뜻하고 수확기에는 비가 적은 곳에서 잘 자란다. 연평균기온은 11~15℃, 생육기 강수량은 500~700㎜가 적당하다. 토층이 깊고 비옥하며, 물이 잘 빠지면서 공기가 잘 통하는 토양이 생육 환경에 알맞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으면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다.

자두는 보통 수확기가 매년 6~9월이다. 반면 청송에서는 8~9월 두 달간 자두를 딴다. 비교적 이른 시기(6월~7월)에 수확하는 조생종을 재배하기 않기 때문이다. 청송 자두는 중생종과 만생종 비율이 1:2 정도다. 중생종은 '대석중생' 품종(재배 면적 38.5㏊), 만생종 중에서는 '추희' 품종(77㏊)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두는 사람 몸에 좋은 영양성분을 지니고 있다. 자두는 과육(果肉) 비율이 95%로 핵과류 과수 중에서도 높은 편이다. 자두에는 탄수화물, 비타민A, 비타민C, 무기 영양소, 섬유소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때문에 피로 회복에 좋고, 식욕 증진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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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청송 자두 재배 현황. 〈자료 : 청송군〉

◆최근 4년 새 재배 농가 2배 이상 늘어

청송은 식량작물보다 경제작물 비중이 높은 편이다. 경제작물 중에서도 과수 비중이 높다. 지난해 기준 청송 전체 농지(면적 6천193㏊) 가운데 과수 재배 면적(3천638㏊)이 59%를 차지한다. 과수 중에서는 사과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 자두는 청송에서 사과 다음으로 많이 재배되는 과수다. 청송은 사과는 물론 자두 재배에 좋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최근 들어 자두 재배 농가와 재배 면적도 크게 늘고 있다. 2017년 177가구에 불과하던 재배 농가 수는 지난해 379가구로 2배 이상 늘었다. 재배 면적도 같은 기간 62㏊에서 130㏊로 배가 됐다. 지난해 기준 청송 자두 생산량은 757t, 생산액은 19억3천만원 정도다.

자두 생산량이 늘면서 가공산업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청송군은 지난해 '청송자두오곡비빔면'을 출시했다. 청송군농업기술센터와 <주>주왕산자두, <주>미정이 함께 개발한 청송자두오곡비빔면은 쌀, 보리, 콩, 메밀, 귀리 등 5개 국내산 곡물로 만든 면과 자두가 첨가된 비빔소스가 특징이다. 미정은 CJ제일제당과 '미정당'이라는 브랜드로 국수와 떡볶이 등을 출시한 바 있다. 청송군은 청송자두오곡비빔면을 전국 대형마트에 납품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판로 개척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또한 청송군은 자두가 지역의 확실한 농업소득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애쓰고 있다. 주왕산자두 공동선별장을 설립해 균일한 선별 과정을 통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유통환경을 개선했다. 친환경이미지를 부각시킬 '너도나두 청송자두' 브랜드 개발도 완료했다. 자두 품질 향상을 위한 나무 수형 개선, 농가 생산기술 보급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와 더불어 자두는 물론 사과, 복숭아의 갱쟁력 향상을 위한 청송과수GAP단지 조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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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전 남흥수씨가 청송군 주왕산면 하의리 자신의 자두밭에서 과실의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청송 자두 재배 선구자 남흥수씨

"1998년 자두나무를 처음 심었죠. 경제성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지난 5일 오전 청송군 주왕산면 하의리에서 만난 남흥수(66)씨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금세 기억을 더듬은 뒤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24년 동안 청송에서 자두 작목반 조직, 주식회사 주왕산자두 설립, 청송자두GAP사업단 출범 등에 앞장섰다. 청송에서 그를 빼고 자두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청송 현서면에서 태어난 남씨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창시절을 대구에서 보냈다. 이후 1977년 다시 고향에 돌아와 대를 이어 사과 농사를 지었다. 결혼하고 나서는 청송 주왕산면으로 넘어와 자두 재배를 시작했다. 당시 청송에서 자두를 재배하는 농가는 거의 없었다. 현재 그는 9천900여 ㎡ 규모로 농사를 짓는데 절반이 자두다.

자두는 핵과류(核果類) 과수 중에서 경제성과 소득성이 가장 높다. 그는 "자두는 사과보다 시설과 묘목 등 초기 비용이 적게 들어가고 노동력도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며 "사과나무는 5~10년 차 때 정점을 맞고 이후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자두나무는 10년차 때 정점이 되고 관리만 잘하면 20~30년 차가 되도 생산성이 감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투자비용에 비해 생산성이 높은 셈이다.

그는 1997년 농업회사법인인 <주>주왕산자두가 만들어질 때도 큰 역할을 했다. 자두 재배 농가들이 세운 <주>주왕산자두는 2018년 주왕산면 지리에서 자두 공동선별장 운영을 시작했다. 공동선별장은 대지면적 3천300㎡, 건축면적 397.3㎡ 규모로 하루에만 자두 12t 선별이 가능하다. <주>주왕산자두는 지난해 주왕산면 하의리에 농산물 판매장도 만들었다.

남씨는 2016년 청송자두GAP사업단 출범을 주도했다. GAP란 'Good Agricultural Practices'의 약자로 '농산물우수관리제도'를 뜻한다. 농가나 생산자단체가 농업환경 및 유해물질을 중점 관리하고 전문기관이 이를 인증해주는 제도다. 청송자두GAP사업단이 출범할 때만 하더라도 가입 농가는 25가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0가구가 넘는다. 남씨는 청송자두GAP사업단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청송자두GAP사업단을 이끌며 그는 청송자두 홍보에도 힘을 쏟았다. 매년 9월 주왕산이 단풍으로 물들면 회원 수십명과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청송자두 시식 등 홍보 행사를 벌였다. 2019년 9월21일에는 회원들과 상경해 종로구 인사동 쌈지길에서 부스를 차려놓고 청송 자두를 서울 시민에게 알리기도 했다.

그는 "사과에 비해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청송 자두는 당도가 높고, 육질이 단단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며 "다른 지역에 청송자두를 팔러 가면 경매사들도 청송자두를 매우 선호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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