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물 문제, 빨리 풀려 할수록 신중함 잃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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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0   |  발행일 2022-08-10 제27면   |  수정 2022-08-10 06:53

대구의 물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과 '맑은물하이웨이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에 대해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언급, 전략 선회 가능성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홍 시장은 그저께 "구미시장이 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미산업단지가 무방류 시스템을 채택했다면 대구 물이 이렇게 나빠질 이유가 없다"면서 "구미산단이 하류의 물을 오염시켜놓고 상류에 상수원을 좀 달라고 하니까 된다, 안 된다 하는 건 언어도단"이라고 직격했다.

이는 김장호 구미시장이 최근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은 대구의 문제이며 대구시의 일시금 100억원과 정부가 매년 주기로 한 100억원 이외엔 구미 발전에 도움 되는 게 별로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격한 것이다. 홍 시장은 이어 권기창 안동시장과 안동댐으로 수원지를 옮기는 문제를 협의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협의가 잘 되면 좋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안동시장은 안동에서 직접 수돗물을 생산해 낙동강 권역에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의 구상과는 결이 다르다. 홍 시장은 "정수한 수돗물을 받는 방식은 유례를 찾을 수 없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이런 이유다. 맑은 물을 빨리 마시길 바라는 대구시민에겐 지난한 협상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고통이다. 홍 시장은 당장 투트랙 전략 포기를 선언하진 않았다. 홍 시장의 구미시장 직격은 협상력 강화를 위한 구미와의 기 싸움 성격이 짙다. 환경부가 기존 틀 안에서 물 문제를 접근하고 있는 만큼 구미와 대구는 상호호혜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 대구는 한편으론 안동과의 협의를 통해 대구 취수원을 다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신중한 접근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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