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불황' 대구지역 부동산중개업소 상당수 폐업 위기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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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2  |  수정 2022-08-11 17:20  |  발행일 2022-08-12 제2면

주택경기 불황 탓에 대구지역 부동산 거래가 장기간 위축되자 향후 2~3년새 지역 부동산중개업소( 총 5천484곳)의 20~30%가 폐업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업계에서 고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6월 주택 통계'자료를 보면, 대구의 주택매매거래량은 1천186건으로 전월(1천628건)에 비해 27.1%, 전년 동월(2천885건)에 비해 58.9% 줄었다. 주택매매거래량과 부동산중개업소 숫자를 비교해봤을 때 6월 대구지역 부동산중개업소 5곳 중 4곳은 단 한 건의 매매거래도 성사시키지 못한 셈이다.

성석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구지부장은 "주택경기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2~3년간 지역 부동산중개업소의 20~30%가 폐업할 가능성이 높다. 거래절벽으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인 사무실이 많다"면서 " 5천400여 곳에 달하는 지역 부동산중개업소 및 2만여 명에 달하는 종사자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협회에 따르면 거래 위축 탓에 상당수 지역 입주 예정단지에 '마이너스피 아파트'가 등장하고 있다. 일부 단지에선 마이너스피 4천만원 아파트까지 매물로 나왔다. 성 지부장은 "이달부터 연말까지 신규 아파트 입주가 본격 시작된다"면서 "하지만 주택 가격 하락세로 기존 주택 매각이 어려워지면서, 신규 아파트 입주율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여 공인중개사들 시름이 깊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수성구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두산위브공인중개사사무소 이정진 대표는 "21년간 공인중개사를 했지만 이런 거래절벽은 처음 본다. 나오는 물건도 매도가 대부분이고, 얼마까지 가격을 내려야 팔리겠느냐는 매매가 조정문의 전화만 온다. 두산위브더제니스, 범어롯데캐슬, 범어SK뷰 등 대장주 격인 아파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동구 A공인중개사무소 B대표 역시 "한 달에 최소 1~2건의 매매거래를 성사시켜야 하지만 그렇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중개업소가 대부분이다. 동구는 미분양 아파트가 많지만, 기존 주택을 팔 수도 없고 너무 올라버린 분양가 탓에 새 집 장만을 엄두도 못 내는 수요자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큰 동대구역세권의 한 입주예정 단지에서 마이너스피 아파트가 등장할 정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정대상지역 해제 등 대구지역 부동산 규제 완화도 부동산중개업 업황 개선에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대구는 주택공급 과잉 상태인 데다 매매가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수요자 심리가 커서 매매거래 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6월 대구지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0.8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87.6)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 부동산중개업소 개업도 감소세가 완연하다. 올 1월 92건이었던 부동산중개업소 개업 수는 4월 52건, 7월 36건 등 계속 줄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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