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인도네시아에 끌려간 조선인 위안부와 독립열사 이야기 소설이 되다

  • 천윤자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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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8   |  발행일 2022-09-07 제12면   |  수정 2022-09-07 07:17
[동네뉴스] 예천 출신 인도네시아 교민 이태복씨 소설 '암바라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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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이태복 작가가 경북도청 동락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신작소설 '암바라와' 출판기념회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역만리 타국 땅 인도네시아에서 살다 간 위안부 소녀들의 한(恨)과 징용으로 끌려와 대한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조선 청년들의 애국정신을 그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분들의 삶이 부디 역사책에 기록되고 기억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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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복 작가가 신작소설 '암바라와'의 창작 동기와 집필과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10일 경북도청 동락관 세미나실에서는 좀 특별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경북 예천 출신으로 1993년부터 인도네시아에 이주해 살고 있는 교민 이태복(63)씨가 소설 '암바라와(Ambarawa)'를 들고 고향을 찾은 것이다. 출판기념회에는 김호운 소설가협회 이사장, 김학동 예천군수, 작가의 중학교 은사인 류용순씨, 대구·안동지역 문인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소설 '암바라와'는 일제시대 인도네시아에 끌려간 조선인 위안부와 독립열사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이다. 인도네시아 위안부였던 고(故) 정서운 할머니의 증언과 인도네시아로 끌려와 포로감시원으로 지내다 고려독립청년당을 결성해 항일운동을 한 이활(본명 이억관)의 생애를 토대로 쓴 소설이다.

이 작가는 "2014년 우연히 한인신문에서 태평양전쟁 때 인도네시아 스마랑에 조선인 소녀 150명이 위안부로 끌려왔다는 사실을 접한 뒤 암바라와 수용소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창작 동기를 설명했다. 그 후 5년에 걸쳐 암바라와 수용소 현장을 취재하며 당시 상황을 낱낱이 채록하고 4년 동안 30번 넘게 고쳐 쓰며 소설을 완성했다.

주인공은 일제에 속아 자바섬 암바라와로 끌려온 조선인 소녀 서영과 암바라와에서 일본군에게 포로로 잡힌 연합군을 감시하는 조선인 청년 성일이다. 작가는 서영과 성일의 사랑을 통해 조선 소녀들에게 가한 일제의 만행과 성일이 만든 항일운동 조직 고려독립청년당의 활동을 풀어낸다. 혈맹 당원이었던 손양섭·민영학·노병한 열사가 일본인 간부 12명을 사살하고 산화한 '암바라와 의거'를 삽입하는 등 머나먼 암바라와에서 펼쳐진 민족의 슬픔과 격동의 역사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광복 후에도 위안부 소녀들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처럼 소설 역시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생을 마쳐야 했던 조선인 청년들과 소녀들의 안타까운 삶으로 끝을 맺는다. 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소설에는 암바라와 성(城) 등 잔인했던 역사의 현장을 담은 사진이 함께 수록돼 아픈 역사를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 김호운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은 "소설 암바라와는 적도의 나라 자바에 흩뿌려진 조선 포로감시원과 위안부의 연대기다. 작가는 우리에게 삶의 화두 같은 질문을 소설 속에서 던진다"고 평했다.

한편 이 작가는 2015년 계간 '문장' 시 부문에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고 현재 한국문협 인도네시아지부 부회장, 사산자바문화연구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화가이며 사진작가이기도 한 이씨는 2015년 '붓과 렌즈로 보는 인도네시아' 서양화 개인전과 2018년 대구국립중앙도서관에서 '암바라와 위안부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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