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구시 의원들이 22일 시의회에서 맑은물을 볼모로 대구시민을 우롱한 구미시장 규탄 및 '맑은 물 하이웨이' 정책지지 성명 발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대구시의회가 안동댐·임하댐 원수(原水)를 대구시에 공급하는 내용이 담긴 홍준표 시장의 '맑은 물 하이웨이' 정책을 지지하고 나섰다. 더불어 '맑은 물 나눔과 상생 발전에 관한 협정'의 해지 책임이 김장호 구미 시장에게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취수원을 구미에서 안동으로 이전하려는 홍 시장의 입장에 힘을 실으려는 취지다.
대구시의회는 22일 시의원 32명 전원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대구시의) 맑은 물 하이웨이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적극 지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30여 년간 대구시민은 구미공단 폐수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도 지역의 상생발전을 위해 묵묵히 참고 인내하여 왔지만, 수질 사고의 원인 제공자가 반성은커녕 물이라는 공공재를 가지고 피해자에게 갑질하는 적반하장의 행태를 더는 두고 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사건을 시작으로 먹는 물 문제로 많은 고통을 겪어 왔고, 구미시와도 오랜 기간 갈등을 빚었다. 이 같은 우여곡절 끝에 국무조정실과 환경부, 대구시, 경북도, 구미시,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4월 낙동강 구미공단 상류 해평취수장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맑은 물 나눔 협정을 맺었다.
이들은 김장호 시장을 겨냥해 "이번 협정 파기에 단초를 제공한 것은 구미시장"이라며 "먹는 물을 볼모로 정부가 주관한 협정을 무시하고 대구 시민에게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최근에는 구미보 상류로 취수원 이전을 제안할 것이라는 등 말을 바꾸는 인면수심의 행태로 대구시민을 우롱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미시장이 얻고자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따졌다.
시의회는 또 "앞으로 낙동강 환경 보전과 안전한 먹는 물 확보를 위해 구미공단에서 배출되는 폐수를 철저히 감시하고 수질 사고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대구시의회 이만규 의장은 "우리가 '맑은 물 하이웨이' 정책을 지지한 이유는 아무리 고도처리시설이 있다 하더라도 만능이 아니며, 양질의 상수원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대구시민 더 나아가 우리 후손의 건강을 지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