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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인 10일 오전 포항시 남구 대송면 다목적복지회관에서 태풍 피해를 본 이재민들이 합동 차례를 지내고 있다.<포항시 제공> |
"이렇게라도 차례를 지낼 수 있어 다행이고, 고맙습니다"
추석인 10일 오전 7시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이재민들이 거주하는 포항 남구 대송면 다목적복지회관에서 '합동 차례'를 지냈다.
시는 추석 명절을 맞이했지만 폭우에 따른 침수 피해를 본 이재민에게 작은 위로와 격려를 전하기 위해 합동 차례상을 차렸다.
이재민들은 비록 조상들의 신위는 못 모셨지만, 각종 전, 나물, 고기, 과일 등 23가제 제수가 올려진 차례상에 번갈아 잔을 올리고 절을 했다.
대송면은 이번 태풍 힌남노로 인해 심한 피해를 본 곳 중 한 곳이다. 복구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으나, 침수피해 차량은 아직 골목마다 뒤엉켜 있을 정도로 심한 피해를 봤다.
전기, 가스, 수도 등 공급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복지회관에서는 100여 명의 이재민이 생활하고 있다.
이날 이재민들은 한결같이 이렇게라도 차례를 지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차례를 지낸 한 어르신은 "차례 준비를 잘 해주셔서 감사하고, 이렇게라도 추석 차례를 지내니 마음에 안정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뜻하지 않은 태풍 피해로 힘이 들지만, 군 장병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힘과 위안을 얻고 있었는데, 오늘 차례상을 보니 눈물이 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재민들에게 작으나마 힘을 내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최선을 다해 차례상을 준비하게 됐다"며 "이재민을 위한 지원과 조속한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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