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여성 정치 지도자들이 화제다. 영국에선 역사상 3번째 여성 총리가 탄생했고, 이탈리아에선 사상 최초로 여성 총리의 등극이 유력한 상황이다. 핀란드 여성 총리는 '광란의 파티'를 벌여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보수당 소속의 40대 여성 총리 리즈 트러스(Marry Elizabeth Truss·47)와 이탈리아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l)의 대표 조르자 멜로니(Giorgia Meloni·45), 핀란드의 30대 여성 총리 산나 미렐라 마린(Sanna Mirella Marin·36)이 주인공이다. 리즈 트러스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대표의 리더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맞물려 초미의 관심사다. 산나 마린 총리는 심야 파티에서 신나게 춤을 추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논쟁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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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경제부흥 꿈꾸는 '제2 철의 여인'
진보→보수 전향 '기회주의자' 꼬리표
"대처가 롤 모델"…보수 우파 정책 예고
정부 4대 요직 백인남성 제외 파격 개각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면서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 시대의 첫 총리이다. '기회주의자'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트러스 총리의 아버지는 강성 좌파 수학교수였고, 어머니는 반핵 활동 경력이 있는 간호사였다. 옥스퍼드대 재학 시절 진보민주당 회장으로 마리화나 합법화와 왕실 폐지론을 주장했다. 대학 졸업 후 진보진영인 노동당이 아니라 보수당에 가입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과거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주장하다,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확정되자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
트러스 총리는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1925~2013) 영국 총리와 비교된다. 대처처럼 자유주의 보수 우파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러스 총리도 "마거릿 대처는 나의 롤 모델"이라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외교가 예상된다. 영국의 경제신문인 파이낸셜 타임지는 트러스 총리에 대해 '대처 매운맛'이라고 했다. 극단적인 자유지상주의를 빗댄 표현이다.
우크라이나 의용군 참여를 독려해 논란도 일으켰다. 외무장관 시절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가기로 한 영국인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영국인들이 의용군으로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히는 일이 벌어졌다. '불륜의 아이콘'으로도 불린다. 휴 오리어리와 결혼해 두 딸을 두고 있는 트러스 총리는 원외에 있던 2004년 마크 필드 국회의원과 불륜을 저질렀다. 필드는 이혼했고, 트러스 총리는 지금껏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오리어리와 두 딸은 현재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 살고 있다. 총리 후보 시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 "영국의 친구인지 적인지 모르겠다"고 말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트러스 총리는 내각을 파격적으로 꾸렸다. 부총리와, 재무장관, 외무장관, 내무장관 등 4대 요직에 흑인과 여성을 앉혔다. 4대 요직에 백인 남성이 없기는 영국 역사상 처음이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 대표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 유력
집권땐 무솔리니 이후 첫 극우 지도자
지출확대·감세 공약…재정파탄 우려도
우크라 여성 성폭행 영상 올렸다가 뭇매
경제부흥 꿈꾸는 '제2 철의 여인'
진보→보수 전향 '기회주의자' 꼬리표
"대처가 롤 모델"…보수 우파 정책 예고
정부 4대 요직 백인남성 제외 파격 개각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면서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 시대의 첫 총리이다. '기회주의자'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트러스 총리의 아버지는 강성 좌파 수학교수였고, 어머니는 반핵 활동 경력이 있는 간호사였다. 옥스퍼드대 재학 시절 진보민주당 회장으로 마리화나 합법화와 왕실 폐지론을 주장했다. 대학 졸업 후 진보진영인 노동당이 아니라 보수당에 가입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과거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주장하다,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확정되자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
트러스 총리는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1925~2013) 영국 총리와 비교된다. 대처처럼 자유주의 보수 우파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러스 총리도 "마거릿 대처는 나의 롤 모델"이라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외교가 예상된다. 영국의 경제신문인 파이낸셜 타임지는 트러스 총리에 대해 '대처 매운맛'이라고 했다. 극단적인 자유지상주의를 빗댄 표현이다.
우크라이나 의용군 참여를 독려해 논란도 일으켰다. 외무장관 시절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가기로 한 영국인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영국인들이 의용군으로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히는 일이 벌어졌다. '불륜의 아이콘'으로도 불린다. 휴 오리어리와 결혼해 두 딸을 두고 있는 트러스 총리는 원외에 있던 2004년 마크 필드 국회의원과 불륜을 저질렀다. 필드는 이혼했고, 트러스 총리는 지금껏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오리어리와 두 딸은 현재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 살고 있다. 총리 후보 시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 "영국의 친구인지 적인지 모르겠다"고 말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트러스 총리는 내각을 파격적으로 꾸렸다. 부총리와, 재무장관, 외무장관, 내무장관 등 4대 요직에 흑인과 여성을 앉혔다. 4대 요직에 백인 남성이 없기는 영국 역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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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 유력
집권땐 무솔리니 이후 첫 극우 지도자
지출확대·감세 공약…재정파탄 우려도
우크라 여성 성폭행 영상 올렸다가 뭇매
이탈리아는 오는 25일(현지시각)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 최근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우파 연합이 중도 좌파 연합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극우당인 이탈리아형제들이 25.1%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탈리아형제들을 비롯해 마테오 살바니 전 부총리가 대표인 동맹(Lega),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설립한 F1이 우파 연합의 중심이다. 우파 연합의 지지율은 46.6%로 중도 좌파 연합(27.2%)을 압도했다. 우파 연합의 집권이 확실시되면서 이탈리아형제들을 이끄는 조르자 멜로니가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멜로니 대표가 집권한다면 무솔리니 이후 최초의 극우 지도자가 된다. 이탈리아형제들은 파시즘을 주도한 무솔리니 추종자들이 1946년 설립한 정당이다. 멜로니 대표는 "파시즘은 지나간 역사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탈리아형제들은 반이민, 반유럽연합, 강한 이탈리아를 내세우고 있다. 국제사회에선 우파 연합이 승리하면 총선에서 승리하면 이탈리아 외교 정책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멜로니 대표는 아프리카 기니에서 망명 신청한 23세 남성이 이탈리아 북부 피아첸차의 길가에서 55세 우크라이나 여성을 성폭행하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멜로니 대표가 올린 동영상은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지만, 피해 여성의 울음소리는 편집되지 않았다. 해당 동영상은 삭제 조치됐다.
우파 연합이 집권하고 멜로니 대표가 총리에 오른다면 이탈리아 국가 재정이 파탄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파 연합은 만성적인 부채와 재정 적자에도 아랑곳없이 공공지출 확대와 대폭적인 감세를 공약했다. 이탈리아의 국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50%대에 이를 정도로 높다. 멜로니 대표는 "난 국가 재정을 파탄낼 정도로 무책임하고 부주의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광란의 심야 파티 스캔들로 홍역
영상 유출돼 치열한 찬반 논쟁 휩싸여
젊은층 "정치 변화" 환호 속 인기 여전
중립원칙 깨고 우크라 무기 지원하기도
멜로니 대표가 집권한다면 무솔리니 이후 최초의 극우 지도자가 된다. 이탈리아형제들은 파시즘을 주도한 무솔리니 추종자들이 1946년 설립한 정당이다. 멜로니 대표는 "파시즘은 지나간 역사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탈리아형제들은 반이민, 반유럽연합, 강한 이탈리아를 내세우고 있다. 국제사회에선 우파 연합이 승리하면 총선에서 승리하면 이탈리아 외교 정책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멜로니 대표는 아프리카 기니에서 망명 신청한 23세 남성이 이탈리아 북부 피아첸차의 길가에서 55세 우크라이나 여성을 성폭행하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멜로니 대표가 올린 동영상은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지만, 피해 여성의 울음소리는 편집되지 않았다. 해당 동영상은 삭제 조치됐다.
우파 연합이 집권하고 멜로니 대표가 총리에 오른다면 이탈리아 국가 재정이 파탄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파 연합은 만성적인 부채와 재정 적자에도 아랑곳없이 공공지출 확대와 대폭적인 감세를 공약했다. 이탈리아의 국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50%대에 이를 정도로 높다. 멜로니 대표는 "난 국가 재정을 파탄낼 정도로 무책임하고 부주의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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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심야 파티 스캔들로 홍역
영상 유출돼 치열한 찬반 논쟁 휩싸여
젊은층 "정치 변화" 환호 속 인기 여전
중립원칙 깨고 우크라 무기 지원하기도
2019년 총리 취임 당시 34세로 역대 세계 최연소 여성 총리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자유분방한 스타일로 유명하다. 딸을 수유하는 모습이나 부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록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2020년 핀란드 패션잡지 트렌디(Trendi)에 가슴골을 노출해 눈길을 끌었다.
파티를 즐겨 '파티 산나'라는 별명도 얻었다. 최근 심야 파티에서 격렬하게 춤을 추는 모습이 공개돼 찬반 논쟁에 휩싸였다. 마약 검사까지 받았다. 검사 결과는 음성. 핀란드에서 비판과 환호가 엇갈린다. 노인 세대는 핀란드 이미지를 해친다며 인상을 찌푸렸고, 젊은 세대는 핀란드 정치의 변화가 좋다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여성 지도자들은 마린 총리를 옹호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소셜미디어에 2012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정상회의 휴식 기간 웃는 얼굴로 춤을 추는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마린 총리를 응원했다.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여성 총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마린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하트 문양을 첨부했다. 마린 총리에 대한 지지와 응원의 의미이다. 마린 총리는 '파티 스캔들'과 관련, "나도 인간이고 때로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즐기고 싶다. 하루도 쉰 적이 없고 직무를 단 한 번도 미룬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총리의 사생활이 문제가 아니라 파티 영상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한 판단력 부족이 잘못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마린 총리는 파티 스캔들 논란에도 인기가 높은 편이다. 정치적으로도 과감한 결단으로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마린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군사적 중립 원칙을 깨고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보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도 공식화했다.
논설위원 jjcho@yeongnam.com
파티를 즐겨 '파티 산나'라는 별명도 얻었다. 최근 심야 파티에서 격렬하게 춤을 추는 모습이 공개돼 찬반 논쟁에 휩싸였다. 마약 검사까지 받았다. 검사 결과는 음성. 핀란드에서 비판과 환호가 엇갈린다. 노인 세대는 핀란드 이미지를 해친다며 인상을 찌푸렸고, 젊은 세대는 핀란드 정치의 변화가 좋다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여성 지도자들은 마린 총리를 옹호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소셜미디어에 2012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정상회의 휴식 기간 웃는 얼굴로 춤을 추는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마린 총리를 응원했다.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여성 총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마린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하트 문양을 첨부했다. 마린 총리에 대한 지지와 응원의 의미이다. 마린 총리는 '파티 스캔들'과 관련, "나도 인간이고 때로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즐기고 싶다. 하루도 쉰 적이 없고 직무를 단 한 번도 미룬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총리의 사생활이 문제가 아니라 파티 영상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한 판단력 부족이 잘못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마린 총리는 파티 스캔들 논란에도 인기가 높은 편이다. 정치적으로도 과감한 결단으로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마린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군사적 중립 원칙을 깨고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보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도 공식화했다.
논설위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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