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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검찰이 민주연구원이 있는 민주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과 관련 20일 여야가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졌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검찰의 당사 압수수색 시도를 윤석열 정권의 대야(對野) 전면전 선포로 규정하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당사 앞에서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검찰과 8시간가량 대치했다. 검찰이 철수한 뒤에도 민주당은 상임위별로 조를 꾸려 밤새 당사를 지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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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석유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부패척결 민생국감' 팻말을 부착한 채 국감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특히 전날 최측근 인사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긴급체포됐음에도 침묵을 지키던 이재명 대표도 입을 열었다. 이 대표는 "국정감사 중에 야당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려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진실은 명백하다. 함께 싸워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역사의 퇴행을 막자"고 말했다.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며 "김용 부원장의 결백함을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윤석열 정권 정치 탄압 규탄문'도 냈으며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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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윤석열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야당탄압 규탄 및 보복수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이 석방을 대가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김용 부원장 또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진술을 받아낸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품고 있다"며 "정황들로 볼 때 뭔가 각본을 짜놓고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토대로 일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저지한 데 대해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재명 대표의 방탄막이"라며 총공세를 폈다. 민주당이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는데 맞서 '법 집행 방해'와 '이재명 지키기'라고 규정하면서 역공에 나선 모양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검찰의 법 집행을 민주당이 물리력으로 저지하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의 행보를 '공무집행을 의도적으로 또 다른 범법행위'라고 깎아 내렸다. 또한 정 비대위원장은 "지금 검찰이 벌이고 있는 정당한 법 집행은 문재인 정권 초기에 전방위적으로 살벌하게 자행했던 그런 적폐 청산과는 결이 다르다"며 민주당의 '정치보복' 주장도 반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민주당의 압수수색 거부에 대해 "정치적으로 본인들에게 '뭔가 구린 것이 많아서 저렇게 막는구나' 하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존립 근거조차도 부정하는 일"이라며 "민주당의 법치주의 부정, 공무집행방해는 국민들이 다음 선거에서 엄정히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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