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천시장 화재] 기적적으로 화마 피한 매점 "마음은 새까맣게 타"

  • 이동현
  • |
  • 입력 2022-10-28  |  수정 2022-10-27 18:30  |  발행일 2022-10-28 제6면

지난 25일 대구농수산물 도매시장에 큰 불이 났을 때 기적적으로 화마를 피한 농산A동 끝쪽의 작은 매점은 암흑 속에서도 27일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화재 당시 매점 바로 앞까지 불길이 뻗어왔지만, 다행히 불길은 매점 문턱은 넘지 못했다.

이날 주변이 다 타버린 곳에서 매점 주인 이모(여·60)씨는 음료수 등을 사러 오는 상인들을 따뜻하게 맞아주고 있었다. 화재 여파로 전기 공급이 되지 않아 가게 안은 대낮에도 컴컴했다. 그래도 적잖은 주변 상인들이 매점을 찾아 화재 이야기를 하고 서로 안부를 나눴다.

이씨는 영남일보 취재진에게 화재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설명했다. 그는 "25일 저녁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서 택시를 타고 도착했을 땐 연기가 너무 심해 가게 모습도 보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매점 가까운 기둥까지 불이 왔고, 귤이 막 타고 있었다. 소방관 아저씨들이 호스를 연결해 불을 끄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화재 당시 대부분의 상인이 퇴근한 상태여서 상인 대부분은 화재 원인은 잘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다"며 "나는 운이 좋았지만, 하루아침에 다 타버렸으니 상인들이 너무 안 됐다"며 "나도 피해 상인들을 옆에서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상인들이 빨리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복구에 최선을 다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오후 8시27분쯤 대구 북구 매천동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농산A동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점포 69곳을 태우고 3시간30여분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글·사진=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