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마저 '수도권 쏠림'…10명 중 6명이 3년 미만 근속자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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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2  |  수정 2023-01-12 07:02  |  발행일 2023-01-12 제3면
근무조건 좋은 지역으로 떠나

대구 제조현장 인력난 부추겨

내국인 인력 양성 '발등의 불'
외국인 근로자마저 수도권 쏠림…10명 중 6명이 3년 미만 근속자

#1. 대구 소재 섬유제조업체 A사는 최근 난감한 일을 겪었다. 통역담당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에 들어가자 업무가 마비된 것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와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한동안 공장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었다.

#2. 성서산업단지에 위치한 금속가공업체 B사는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난처한 처지다.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부쩍 늘어서다. B사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서로 직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조건이 좋은 쪽으로 가려는 경향이 짙다. 제조현장에 인력난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지역 제조업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인력부족 현상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이민자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경북 외국인 취업자는 지난해 5월 기준 5만1천200명으로 전년 대비 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은 14만6천800명, 인천은 5만2천400명으로 각각 0.5%, 6.7% 증가했다. 경기지역은 32만8천명으로 2021년(33만명) 대비 0.6% 감소했으나 전체 외국인 취업자(84만3천명)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9%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 근로자도 '수도권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역에 인력난이 가중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근로자의 짧아진 근속기간도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동일 직장 근속기간별 취업자를 살펴보면 '3년 이상' 근로자의 비율은 41.2%에 불과했다. '1~2년 미만'이 18.6%로 가장 많았고 '6개월 미만'(15.6%), '2~3년 미만'(13.6%), '6개월~1년 미만'(11%)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외국인 근로자 상황을 감안하면 차부품 등 대구 주력업종에서의 내국인 인력 양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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