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人사이드] 강성환 대구 달성복지재단 이사장 "이웃집 굴뚝 살피며 음식 나눴듯 더 촘촘한 복지망으로 사각 줄일 것"

  • 강승규
  • |
  • 입력 2023-01-25 07:06  |  수정 2023-11-29 15:23  |  발행일 2023-01-25 제13면

2023012401000682400029301
강성환 대구 달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달성복지재단을 전국 제일의 복지재단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현 최재훈 대구 달성군수와 국민의힘 공천을 놓고 치열한 혈투를 벌이다 낙마한 강성환 전 대구시의원. 그가 제9대 달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돌아왔다. 임기는 2년. 강 이사장 선임에는 최 군수의 애정 담긴 지원 사격이 있었다. 지역사회 대다수는 쌍수를 들어 반대했지만 최 군수는 특유의 뚝심과 통솔력으로 관철시키며 달성의 새 역사를 썼다. 소통과 통합으로 하나 되는 달성을 만들고자 하는 그의 확고한 '철학' 때문이다. 최 군수는 민선 8기 취임할 때 달성 발전을 위해서라면 가치와 지향점이 다른 사람과도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겠다고 약속했고, 그걸 실천했다. 강 이사장도 이런 부분에 놀라워하며 달성 발전에 함께 뛸 것을 다짐했다. 지난 19일 강 이사장을 화원읍 달성복지재단 이사장실에서 만나 운영 방향 등을 들어봤다.

"위드코로나에선 복지 정책 다양화
비대면 확충 등 효율적 서비스 준비
고독사 위험층 발굴과 지원도 강화
복지재단 모든 직원들 자부심 품고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달성에서 기업체 운영하는 분들도
지역 환원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

최재훈 군수가 지역 사회의 반대에도
소통·화합 큰 뜻으로 내게 중책 맡겨
달성 혁신의 꿈 이루도록 힘 보탤 것
이사장·상임이사 모두 구지 동향 탓
일각선 지역 편향적 선임 주장하지만
출신보다 잘할 수 있는 능력 봐주길"

▶취임 소감은.

"흔히 경쟁 대상자를 중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진영 논리에 의한 비난을 받으면서도 중용해 준 최재훈 달성군수에게 온 마음으로 감사드린다. 통 큰 가슴으로 배려해 준 점에 대해선 한편으로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그리고 늘 지역 발전을 위해 밤낮으로 열과 성을 다하는 지역구 국회의원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서도원 군의회 의장을 위시한 군의원, 기관 사회단체장에게도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공천을 못 받은 뒤 무소속 시의원에 출마해 낙선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선거일 전까지만 해도 거의 매일 새벽에 나와 밤늦게 귀가했다. 그러다 한순간에 할 일이 없어졌다. 처음엔 그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그러던 중 산과 하천에서 맨발 걷기 운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본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렸던 인생인데 이제는 옆을 쳐다보고 뒤도 돌아보며 자연을 만끽할 생각이다. 이게 더 아름다운 인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취임 6개월이 지난 최재훈 달성군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사실 처음에는 여러 경험이 부족해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고, 지금은 많은 군민으로부터 존경과 칭찬을 받고 있다. 타 지자체로부터는 시샘을 받을 정도다. 일선 지자체 단체장이 가질 수 있는 허례허식(虛禮虛飾)을 멀리하는 모습은 귀감이 된다. 그리고 직원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오직 군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찬사를 보내고 싶다. 앞으로는 최 군수가 이루고자 하는 꿈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생각이다."

▶이사장 선임을 놓고 잡음이 적지 않았다. 어떻게 해결해 나갈 계획인가.

"정치권의 진영 논리로 최 군수가 많은 비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저를 중용한 것은 최 군수가 화합하고자 하는 큰 뜻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잡음이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면 해소될 것으로 본다. 이사장과 상임이사가 달성 구지 출신인 탓에 지역 편향주의란 말도 있는데, 물론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화원에서 거주한 지 43년 됐다. 고향인 구지보다 화원에서 더 오랜 기간 생활해 이제는 화원 사람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달성군 전체 인구 중 달성이 고향인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나. 10%도 안 될 것이다. 고향보다는 한 분야에 얼마나 열심히 일할 수 있느냐를 봐줬으면 좋겠다."

▶달성복지재단 조직이 축소되는 분위기가 많다.

"1인당 국민소득 3만5천달러, 살기 좋은 세상에 세끼 배를 못 채워 굶거나 학비가 없어 배움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촘촘히 살피겠다. 어릴 때 부모는 이웃집 굴뚝에 연기 나는지 살펴 먹거리를 나눴다. 관심을 가지고 이웃을 살펴 베풀면 잘사는 달성이 될 것으로 믿는다. 가장 중요한 고객은 달성복지재단 식구다. 제 임무는 복지재단 직원들이 자부심을 품고 군민을 위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화합하고 배려하며 전국 제일의 달성복지재단을 만들도록 하겠다."

▶달성 복지 발전을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중점 과제는.

"최근 언론에서도 많이 지적하는 내용이다.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모든 부분은 그분들이 사회와 소통하지 않고 고립돼 살아왔다는 것이다. 홀로 외롭게 쓸쓸히 고인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심지어는 고인이 된 지 몇 개월, 1년 후에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분이 안 계시도록 달성복지재단이 발굴해 지원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민들의 열렬한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

▶비대면·고령화·저출산 등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복지정책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는 대면과 비대면이 같이 가야 한다. 그동안 비대면에 대해 생각하지 못해 대처가 늦어진 경우가 간혹 있었다. 이제는 복지서비스도 다양성이 존재해야 한다. 단계별로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에서는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완화된 상황에서는 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 식이다.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대비하겠다. 앞으로는 복지도 대상자와 그 상황에 맞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잘 먹고 잘살게 해 주는 게 복지이기 때문에 대상자 욕구를 최대한 반영해주는 그런 복지가 필요하다. 그런 복지를 추진하는 중심에는 달성복지재단이 분명 있을 것이다."

▶달성복지가족과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복지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군민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는 없지만 본인과 복지재단 가족들이 노력하고, 군민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면 달성군 복지 사각지대는 해결되리라 믿는다. 달성에서 기업 하는 분들이 지역 사회에 환원 사업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어려운 분들을 돕거나 기부하고 싶어도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이 상당히 많다. 이러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복지행정을 펼쳐 나가겠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강승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