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위기 발생 시 '벤처캐피털' 부정적 영향 완화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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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0 12:26  |  수정 2023-02-10 13:57  |  발행일 2023-02-10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분석 결과

벤처캐피털 기업 혁신역량 견인

은행 신용대출이 어려워지는 '은행 위기'가 발생했을 때 벤처캐피털(VC)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성원 과장이 발표한 '은행 위기와 벤처캐피털이 기술혁신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통상 은행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일반적으로 기업의 기술혁신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으나 벤처캐피털이 발전한 국가의 기업은 혁신 활동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위기는 은행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경험하고, 갑작스럽고 심각한 수준의 은행 계좌 인출이 발생해 기업과 금융기관의 채무불이행이 급증하는 시기를 의미한다. 한국은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은행 위기를 겪은 바 있다.

보고서는 은행 위기 시 벤처캐피털이 은행 금융을 대체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이를 위해 지난 1980부터 2012년까지 31개국 제조 업체의 혁신 활동을 산업 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패널 데이터를 기초로 은행 위기·벤처캐피털 관련 자료를 결합해 실증 분석했다. 그 결과 외부금융에 의존적인 산업일수록 은행 위기시 혁신 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은행 위기 국면에 각 산업의 외부금융 의존도가 한 단위 증가할 때마다 특허 출원 수와 인용 수가 평균적으로 각각 35.9%·11.5% 감소했다.

다만, 은행 위기의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벤처캐피털이 발달할수록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국가의 벤처캐피털 지수는 7점 만점에 평균 3.786로 이보다 1.458점 이상 높을 경우 은행 위기로 인한 부정적 충격이 완전히 상쇄됐다.

성 과장은 "기술 혁신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벤처캐피털의 역할이 중요하고 특히 은행 신용경색, 은행 위기시 벤처캐피털이 대체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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