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지역발전은 제조업의 관점에서 시작하고 접근해야

  • 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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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7 07:02  |  수정 2023-03-17 07:03  |  발행일 2023-03-17 제22면
제조업이 튼튼하지 않으면
생산성 높은 서비스 개발 등
산업 역량 향상에 큰 어려움
이제부터 지역 발전 위해
제조업에 투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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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영남일보 2월15일자 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무역수지가 127억달러 적자로 역대 최고였지만, 대구·경북은 23억7천만달러 흑자로 나타나 지역 입장에서는 고무적이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구 수출액은 8억4천만달러에 화공품이 2억8천만달러로 1위, 자동차부품이 1억1천만달러로 2위였다. 경북은 40억5천만달러에 전기전자제품이 8억2천만달러로 1위, 철강제품이 2억3천만달러로 2위, 전자부품이 비슷한 규모로 3위, 화공품이 2억1천만달러로 4위를 기록하였다. 대구·경북 수출 20위 내에 속하는 아이템은 모두 제조업 제품이며, 놀랍게도 화공품이 대구 1위, 경북 4위 수출품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일반적으로 농업이나 서비스업에 비해 생산성이 높고, 보다 중요한 것은 생산성이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우수한 제조업 능력이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를 구분 짓는다. 산업혁명 이후 19세기 영국, 20세기 미국을 필두로 독일·일본·한국·대만·중국이 번영한 것은 모두 제조업 덕분이다. 우리 지역의 주력수출품인 자동차부품은 1960년대 자전거 및 공구 등으로부터 진화한 산업이며, 화공품 역시 섬유와 염색산업으로부터 진화한 산업이다.

1980년대 이후 산업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서비스업 비중을 높이는 것이 선진경제로 가는 길로 인식하여 정책적으로 육성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2008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경제는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경험한 선진국들은 첨단 제조업을 적극 육성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부터 금융, 법률서비스, 경영 및 기술 컨설팅, IT 지원 등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정책을 추진하면서 제조업의 중요성이 과소평가되었다. 그 결과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미국경제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제조업이 경제성장과 고용 창출의 원동력으로 재조명받는 계기가 되었다.

제조업이 중요한 이유는 경제 성장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며 고용창출의 화수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2007년 후반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애플리케이션(앱) 경제 또는 모바일 경제로 불리는 새로운 서비스업이 탄생된 후 앱 경제는 지속적으로 발전하였다. 하지만 서비스업 중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 등이 주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역의 80%는 여전히 공산품이며, 새로운 서비스업 역시 공업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산업화시대에 고속도로는 인프라로서, 차량은 승객이나 제품을 실어나르는 수송수단으로서 역할을 했을지라도 본질적인 부가가치는 고속도로 위에서 수송수단으로 운반되는 제품에서 창출되었다. 마찬가지로 모바일 시대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시대에 초고속통신망은 고속도로의 역할을, 통신기기는 수송수단의 역할을 할지라도 여전히 통신기기로 교환할 제품이 본질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즉 디지털 시대에도 제조업은 중요하다. 특히 생산성 높은 서비스를 요구하는 주요한 원천이 대부분 제조업체들이므로 제조업 부문이 튼튼하지 않을 경우에는 생산성 높은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은행업과 관광업 같은 서비스 산업 덕분에 부자 나라로 잘못 알려진 스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으로 가장 공업화된 나라이다.

결론적으로 지역의 수출데이터와 이상의 사례를 보면 우리 지역의 산업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제조업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자명하다. 이제부터라도 지역발전은 제조업의 관점에서 시작하고 접근해야 한다.

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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