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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이차전지 산업 박람회 '인터배터리 2023' 행사장 입구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
"배터리 관련주 주식도 갖고 있고, 뉴스에서 한국 배터리 위상이 높다고 하는데 실제 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복잡해 알기 어려웠다. 직접 눈으로 보면 이해가 쉬울까 싶어 와봤다."
16일 오전 9시쯤 서울 코엑스. 국내 최대 2차전지 산업 박람회인 '인터배터리 2023' 둘째 날 입장이 한 시간 여 남았지만 행사장 앞은 북새통을 이뤘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인터배터리행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총 477개 기업이 참가했고, 사전 등록인원만도 3만5천명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기업은 280개사, 사전 등록은 2만6천여명이 늘었다. 이른바 '배터리 3사'로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삼성SDI, SK온의 부스 앞에는 대기열이 갈수록 늘어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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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배터리 2023 삼성SDI 부스에 설치된 전고체 배터리 모형. 전고체 배터리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꼽힌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
대구경북 2차전지 기업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기반으로 한 신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대구를 대표하는 배터리 양극재 생산 기업 '엘앤에프'는 LG엔솔 부스 맞은 편에 위치했다. 엘앤에프는 NCM(니켈·코발트·망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 삼원계 양극재를 핵심 제품으로 내세웠다. 세계 최초로 니켈 함량이 90% 이상인 '하이니켈' 양극재 양산에 성공하면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부스에서 만난 엘앤에프 관계자는 코발트를 뺀 양극재인 NMX(니켈·망간·기타) 양극재의 중요성을 연방 강조했다. EU가 발표 예정인 'CRMA 법안'으로 탄소 중립 관련 조항이 강화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코발트를 제외한 양극재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 것. 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코발트 프리(Co-Free) 요구가 있었고 지금은 파일럿 단계다. 양산화를 노리는 중"고 했다. 공정 과정 중 발생하는 독성 유해물질(황화수소 등) 처리기술을 개발해 '그린 에너지'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고도 했다.
포항에 본사를 둔 포스코케미칼은 '리튬 프리' 양극재 개발에 나서고 있었다. 리튬은 광석에서 추출할 때 필요한 점토·황산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리튬 대신 나트륨을 활용한 양극재를 개발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폐배터리에서 원료를 추출해 재활용하는 시스템 개발도 한장 진행 중이었다. 포스코케미칼측은 "배터리 업계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양극재를 개발 중이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아직 효율면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환경보호, 원료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에코프로는 자회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을 통해 리튬 재활용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에코프로 씨엔지는 폐배터리 활용 방안을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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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배터리 2023에 설치된 엘앤테프, 에코프로 부스 모습.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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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배터리 2023에 참여한 포스코케미칼 부스가 관람객으로 가득하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
제2국가산업단지 유치에 성공한 대구시는 유망기업 유치에 나섰다. 시는 인터배터리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해 관련 산업 육성 정책을 적극 홍보했다. 제1국가산단(모터밸리), 달성2차산단(에너지산업 클러스터), 테크노폴리스(국가로봇테스트필드), 성서·서대구산단(기계·금속가공) 등으로 이어지는 완결형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 유형인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신기술 선점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미 다른 지역에 생산 공장을 둔 경우 대구로 이전할 가능성이 떨어진다. 대구는 풍부한 차부품 산업 인프라를 토대로 다음 단계 진입을 노려야 한다"면 "전고체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장비·부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부터 갖춰야 한다. 이후 배터리 기업이 신산업 진출을 고민할 때, 대구를 우선 순위에 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폐배터리 시장에도 선제적으로 진출할 방침이다. 달성2차산단 폐기물 처리시설 부지를 활용해 '모빌리티 순환파크'를 조성하고, 폐배터리 활용 기업을 유치할 생각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인터배터리에 참여한 덕분에 유치 활동을 활발하게 펼칠 수 있었다. 대구에 공장을 설립하면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 지 큰 관심을 보인 기업들도 꽤 있다. 국가산업단지 추가 유치라는 낭보가 전해진 만큼 기업 유치에 더 적극 힘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 코엑스에서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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