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스웨덴 이어 핀란드까지…유럽 '우향우' 가속

  • 입력 2023-04-04 07:29  |  수정 2023-04-04 07:31  |  발행일 2023-04-04 제16면
고물가 등 서민경제 악화 속
反이민·反기후대응 기치로
극우 정당 대중적 인기몰이

핀란드 총선에서 중도우파 국민연합당이 중도좌파 집권당을 제치고 극우 정당도 약진하면서 유럽의 '우향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극우 정당들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물가가 급등하는 등 서민 경제가 악화한 가운데 반(反)이민과 친환경 정책 반대 등을 기치로 내걸어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핀란드 총선에서는 중도우파 국민연합당이 200개 의석 중 최다인 48석, 극우 핀란드인당은 46석을 각각 차지하게 됐다. 산나 마린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회민주당은 43석 확보에 그쳤다. 핀란드인당은 이민 제한과 유럽연합(EU)에 대한 과도한 공여 반대, 탄소중립 정책의 완화, 반엘리트주의를 주장하는 등 전형적인 극우 정당의 행보를 보여 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반적으로 이번 핀란드 총선 결과는 최근 이탈리아와 스웨덴 선거처럼 오른쪽으로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핀란드의 이번 총선 결과는 이웃 나라 스웨덴에서 벌어진 상황과 비슷하다. 지난해 9월 스웨덴 총선에서는 집권 중도좌파연합이 우파연합에 패배했고, 이후 우파연합의 중도당과 기독교사회당, 자유당과 연정을 출범했다.

백인 우월주의와 반이민을 내걸어 극우로 분류되는 스웨덴민주당은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총선 득표율 20%를 넘겨 73석을 보유한 제2 정당으로서 총 103석의 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날 치러진 불가리아 총선에서도 극우 정당이 약진했다. 친서방 개혁 성향 정치 블록과 중도우파 블록의 접전을 벌이면서 명확한 승자가 나오지 않아 정국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친러 성향의 극우 부흥당이 14.2%의 높은 득표율로 선전해 연정 구성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탈리아에서는 '100년 만의 극우 성향 총리'가 집권 중이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해 총선에서 극우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의 승리를 이끌며 베니토 무솔리니의 집권 100년 만에 극우 성향 정부를 재탄생시켰다.

유럽 정치 지형이 계속 오른쪽으로 향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는 불법 이민자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난과 물가 급등 등으로 일반 유권자의 불만과 위기감이 커진 것이 지목된다. 서민은 당장의 생활고를 해소하기를 바라는데, 기성 정당이 인도주의나 민주주의적 가치, 기후 대응을 위한 각종 규제 등에 매여 있다는 비판이다. 현 상태에 분노한 국민이 기성 정치권으로부터 진지한 변화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극우 정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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