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의장국 맡은 안보리 분열 양상

  • 입력 2023-04-05 07:49  |  수정 2023-04-05 07:46  |  발행일 2023-04-05 제20면
美, 우크라전쟁 선전전 비판
中·UAE 등은 러에 우호적

러시아가 4월 한 달간 순회의장국을 맡게 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4월 안보리 의제를 설명하면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월말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를 방문, 두 차례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라브로프 장관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할 것으로 예상되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도 회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는 의장국으로서 군사 장비와 무기 이전, 러시아로의 우크라이나 어린이 이송 문제, 유엔 헌장에 대한 지지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등 서방 국가의 무기 지원을 문제 삼고,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범죄로 규정한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러시아 강제 이송 문제에 대한 오해를 풀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ICC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중인 러시아군이 현지 어린이들을 납치해 자국으로 대거 강제 이주시키는 전쟁범죄를 저지른 데 대한 책임을 물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러시아 측이 발표한 의제에 대해 서방 국가들은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린다 토머스-그린필드는 이날 취재진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자신들만의 의제를 홍보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카리우키 유엔 주재 영국 차석대사는 "러시아는 국제법이나 유엔의 가치에 대해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더 신랄하게 꼬집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온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안보리 이사국들도 러시아에 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리 의장국은 의례적인 직책이지만, 회의 일정이나 의제 선정 등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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