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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문화 시설을 갖추는 걸론 청년 인재를 지역에 붙잡을 수 없습니다. 인재와 현장을 연결해 '지역에서도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김유현<사진>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DIP) 원장은 지역 인재 유출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진단했다. 연봉 등 현실적인 여건이 수도권보다 열악할 수밖에 없는 지역 산업계 사정을 단순하게 문화,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수년째 우수한 인적 자원이 고등학교 졸업 직후 수도권으로 이탈하고, 대학 졸업 후 2차 유출까지 연결되는 현상이 이어져 지역엔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다. 더 속상한 건 청년들이 지역에 어떤 기업이 있는지조차 모른 채 막연히 서울로 향한다는 점이다.
수성알파시티에 입주한 여러 기업의 어려움을 가까이서 지켜본 김 원장은 산학 연계를 더 강화해 인재들을 어릴 때부터 지역 현장에 자주 노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학생이나 연구원들이 현장에서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현장을 경험하면서 주어진 자료 활용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김유현 원장은 "현장의 기업들은 당장 매출로 연결되는 부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혁신성은 떨어진다. 청년들은 혁신을 위한 기초 역량은 갖고 있지만, 현장에서 응용할 수 있는 경험은 부족하다. 청년들이 지역 기업, 산업계에 혁신성을 적용해 성장에 참여하면서 성취감을 얻고, 청년 스스로 스타트업을 시도해볼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청년이 지역에서도 제 역량을 펼칠 수 있다는 걸 경험하면 유출 현상도 개선되리라 내다봤다.
그는 "성취감, 자신감을 얻은 청년들이 지역에 남아 점차 가족을 꾸리고, 회사의 성장을 함께 경험하면 이직하지 않고 지역 산업 성장을 이끌지 않을까 기대한다. 물론 기업이 핵심 인재를 잘 관리하고, 기관도 생애 주기에 맞춘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 인재 이탈 현상을 공론화하고, 서로 솔직하게 소통하면 도움이 될 듯하다"고 했다.
DIP는 지난달 21일엔 '코드-알파'를 개소했다. SW 분야의 고등학생, 대학생 인재를 육성할 거점이다. 경북대·계명대·디지스트·포스텍 연구실과 경북대 AI 대학원을 수성알파시티 내로 끌어들여 산학 협력 인프라를 탄탄하게 조성하려는 목적도 있다.
김유현 원장은 "청년 인재들이 대구에 정착할 수 있도록 이끌고, 한번 정착하면 떠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도록, 떠나지 않을 만한 이유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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