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매출 4천만원 분식점 사장도 "가만있으면 도태" 밀키트 도전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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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01  |  수정 2023-05-01 07:11  |  발행일 2023-05-01 제5면
대구 월배시장 분식점 한차남 사장
지난해 대구시 간편조리식 사업 참여…'홍시 떡볶이' 출시
점포 따로 마련하고 직원 3명 신규채용 "모르면 물어 해결"
2021~2022년 대구 밀키트 사업체 114곳…평균 매출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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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 사업에 뛰어든 대구 월배시장 '뽀끼뽀끼분식이야기'의 한차남 사장. 그는 밀키트 제품인 '홍시 떡볶이'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아이고, 우야노…. 아무리 앓는 소리 해봐야 소용없는 짓이야. 누군가 길을 알려주면 바로 해보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 지난달 26일 대구 달서구 월배시장에서 만난 '뽀끼뽀끼분식이야기'의 한차남(60) 사장은 "온라인 판매가 어렵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 사장은 지난해 대구시와 경북농민사관학교의 밀키트(간편조리식) 지원사업에 참여했다.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주문받고 고객과 소통하는 방법을 반복해서 익혔다. 하지만 컴퓨터 앞에 앉기만 하면 쩔쩔맸다. 디지털 문해력이 부족했던 한 사장이 선택한 해결책은 온라인 판매를 할 줄 아는 직원을 채용하는 것뿐이었다. 한 사장은 "반복해서 배워도 안 되면 내가 모자란 부분을 메꿀 수 있는 직원을 뽑으면 해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대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나이 어린 사람한테도 배울 수 있는 시대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도태된다. 누군가 도와주면 토를 달지 말고 일단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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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 사장은 28년 전 달서구 상인동에서 꼬치와 떡볶이 등을 파는 포장마차를 운영했다. 개인 사정으로 10년 가까이 고향인 경북 상주로 돌아갔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엄습한 2020년 월배시장에 터를 잡았다. 다행히 팬데믹 여파는 비켜갔다. 단골이 많이 찾아준 덕분이다. 가게 월 매출액은 3천만~4천만원에 이른다. 이 업계에선 꽤나 성공한 음식사업가(?)라 할 만하다.

그런 그가 지난 2월 돌연 밀키트 제품을 출시했다. 바로 '홍시 떡볶이'다. 여기에는 자신이 직접 개발한 홍시조청과 수제 김말이가 들어간다. 밀키트 제품을 내놓기 위해 조리하고 포장하는 점포를 따로 얻고, 직원도 3명 채용했다. 산업용 진공포장기를 구매한 뒤 직원들과 제품 신선도를 실험해 보기도 했다.

비록 두 달간 판매량이 210개에 불과했지만 그의 밀키트 예찬론은 꺾이지 않았다. 온라인 판매에 적극적인 스타일인 데다 적잖은 투자도 했기 때문이긴 하겠지만, 한 사장의 밀키트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라면을 끓이는 즉석식품 조리기에 떡볶이를 조리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향후 국물떡볶이와 양념·국물오뎅 등 다양한 밀키트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 사장처럼 2021~2022년 대구시의 밀키트 지원사업을 통해 온라인 판매에 나선 대구지역 업체는 114곳이다. 첫해엔 밀키트 제작을 희망하는 업체만 선별해 지원했고, 나머지는 신(新)메뉴 개발과 경영환경 개선 등을 도왔다. 지난해부턴 밀키트 지원사업 대상을 100곳으로 확대했다. 이들 업체의 평균 매출은 10% 상승했고, 일부 업체는 매출이 49%나 오른 곳도 있다.

밀키트 지원사업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막대한 영업손실을 입은 대구 자영업자들이 당시 급성장한 비대면 소비 흐름에 맞춰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줬다. 통계청에 따르면 배달 음식, 음·식료품, 농축수산물의 온라인 거래액을 합한 국내 온라인 식품시장 규모는 2019년 26조9천억원에서 2020년엔 42조6천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2021년에는 57조1천억원, 지난해에는 60조원을 돌파했다.

김흥준 대구시 위생정책과장은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 식탁을 바꿔 놓았다. 코로나 이후 외식 빈도가 줄어든 대신 온라인 배달 음식 소비는 늘었다"면서 "이 트렌드에 맞게 영세 자영업자가 체질을 개선하긴 쉽지 않다. 이에 단속과 계도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컨설팅 지원 등 외식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을 계속 펼치고 있다"고 했다.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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