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국빈방미 동행취재] 워싱턴선언, 공동선언 어떤 내용 담겼나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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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8  |  수정 2023-04-28 07:45  |  발행일 2023-04-28 제4면
[尹국빈방미 동행취재] 워싱턴선언, 공동선언 어떤 내용 담겼나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소인수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국빈방미 동행취재] 워싱턴선언, 공동선언 어떤 내용 담겼나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이 끝난 뒤 회랑을 걸어 웨스트윙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6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성과는 '워싱턴 선언'과 '공동성명', '사이버안보 프레임워크'로 요약된다.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워싱턴 선언은 물론 공동성명을 통한 한미동맹의 70주년 이후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도 양국의 협력 기조를 다진 것이다.

◆ 사실상 핵공유 수준의 '워싱턴 선언 '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대통령은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공식 발표했다. 워싱턴 선언은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일부가 아닌 별도 문건 형식으로 제시됐다. 이는 대북 확장억제를 강화해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한미는 구체적으로 확장억제 관련 새로운 협의체인 '핵 협의그룹'(NCG) 설립을 선언했다. 선언은 NCG 신설 배경에 대해 "양 정상은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핵 및 전략 기획을 토의하며, 비확산 체제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는 또 유사시 미국 핵 작전에 대한 한국 재래식 지원의 공동 실행·기획이 가능하도록 협력하고 한반도에서의 핵 억제 적용에 관한 연합 교육·훈련을 강화하기로 했다.

핵 유사시 기획에 대한 공동의 접근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범정부 도상 시뮬레이션'도 도입할 계획임을 명시했다. 또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수단에 핵을 포함한 미국 역량을 총동원하여 지원된다는 점도 언급됐다. 양국은 전략핵잠수함(SSBN) 한국 기항 등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 빈도를 늘리는 한편, 양국 군 간의 공조의 확대·심화에도 합의했다.

대통령실은 '워싱턴 선언'에 대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는 것"이라며 "미국 핵무기 운용에 대한 정보공유와 공동계획 메커니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 '공동성명'에서 한미동맹 미래 청사진 담겨
공동성명에는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의 미래 청사진이 담겼다. 한국전쟁 때 피로 맺어진 군사동맹을 넘어 첨단기술동맹, 경제안보동맹, 사이버안보동맹 등으로 양국 간 협력의 범위를 다각화해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의 폭을 확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다음 70년 동안 철통같은 양국 관계를 확장함으로써 21세기의 가장 어려운 과제들에 정면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면서 "한미동맹의 다가올 70년은 지금까지 중 가장 찬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앞서 '역사적으로 모든 동맹 중 가장 성공한 동맹'이라고 평가한 한미동맹을 미래에 더욱 확장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동맹의 미래는 단순 군사동맹을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으로 동맹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한미정상회담 주요성과' 보도자료에서 "확장억제, 경제안보, 첨단기술, 인적교류, 지역·글로벌 협력 등 5대 핵심 분야에서 다각적 동맹 관계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양국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에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신설하고, 반도체, 배터리, 양자 등 첨단기술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 우주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한미 미래세대 청년 각 2천23명에게 총 6천만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도 공동성명에 포함했다.

동맹의 무대를 '글로벌'로 넓힌 점도 주목된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 대북 문제를 넘어 기후 위기 대응, 에너지 안보 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 디지털 분야 연구·개발 등에 있어 긴밀히 공조하기로 한 것이다. 두 정상이 한미일 3국 협력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안보·인도적·경제적 지원 제공,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강조한 것도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공동성명에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반도체법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양국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상호 호혜적인' 공급망 생태계의 구축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외교·정치적 수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하는 한미동맹상(像)을 구현해 나간다는 공동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 한미동맹 사이버공간까지 확대도
이날 회담에선 한미동맹을 사이버 공간까지 확장하는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이하 협력 문서)도 발표됐다. 양 정상은 협력 문서에서 "한미는 우리의 강력한 협력을 사이버 공간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정보 공유를 포함한 사이버안보 기술·정책·전략에서 협력을 증진하고 신뢰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의 악의적 행위를 차단·억지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대응 수단을 개발·실행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파괴적이고 불법적인 행위에 관여하는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양국이 협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사이버 훈련·핵심 기반시설 보호 연구 및 개발·인재 양성·사이버 위협정보 실시간 공유·민관학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도 이뤄진다.

기존 물리적·전통적인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범위를 사이버 공간까지 어떻게, 어떤 상황에 적용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협력 채널로는 양국 NSC(국가안보실·국가안전보장회의), 한미 사이버 협력 워킹그룹, 국가정보원과 미국 사이버안보·인프라보호청(CISA) 등이 활용된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문서 채택을 통해 전통적 육해공 국방의 안보 동맹을 사이버 안보 분야까지 확장하는 것을 최초로 선언하고, '핵우산'에 비견될 '사이버 우산'을 확보하는 상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양 정상은 사이버 안보에서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견줄 수 있는 정보동맹 관계를 지속 심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 간 사이버 정보 공유를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의 정보 공유 네트워크인 '파이브 아이즈'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취지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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