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바드' 전면 오픈…AI 챗봇 경쟁 본격화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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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2  |  수정 2023-05-12 09:05  |  발행일 2023-05-12 제5면
구글, 10일 인공지능 챗봇 '바드' 한국 포함 전세계 180개국 동시 오픈
오픈AI '챗GPT'와 경쟁 본격화...GPT-4 기반 MS社 '빙'과 검색 시장 다툼도 예상
구글, 바드 전면 오픈…AI 챗봇 경쟁 본격화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씨어터에서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키노트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글, 바드 전면 오픈…AI 챗봇 경쟁 본격화
구글, 바드 전면 오픈…AI 챗봇 경쟁 본격화
구글, 바드 전면 오픈…AI 챗봇 경쟁 본격화
구글 I/O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제페토 아바타와 팜2(PaLM2) 결합 데모. 네이버제트 제공


"죄송하지만 '구글의 바드'라는 특정한 용어나 개념에 대해서 저는 알지 못합니다." 인공지능(AI) 개발 업체 오픈AI의 챗봇 '챗GPT'에게 구글의 '바드'를 아느냐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이번엔 반대로 바드에게 챗GPT를 묻자 "오픈AI에서 개발한 프로토타입 대화형 AI 챗봇"이라며 상세한 내용을 풀어놨다.

◆ 바드(Bard) 등장에 긴장하는 빙(Bing)
구글은 10일(현지시각) 사람처럼 묻고 답하는 AI 챗봇 '바드'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180개국에 전면 오픈했다. 지난 3월 바드 출시를 공식화한 지 한 달 반 만에 대중에 공개한 것이다. 챗GPT의 아성을 무너뜨릴 강력한 대항마가 등장한 셈이다 . 챗GPT는 세계 최초 AI 챗봇으로, 오픈AI가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 'GPT-3.5'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서비스다.


바드엔 구글의 LLM인 '팜2(PaLM 2)'가 탑재됐다. 팜2는 100개 이상 언어를 지원한다. 5천300억개의 매개변수를 바탕으로 과학·수학 추론, 코딩 작업 등이 가능하다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바드가 지닌 최대 강점은 '구글'이라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존재다. 바드는 구글의 검색 데이터를 실시간 반영해 사용자에게 정확하고, 객관적인 답변을 제공한다. 덕분에 2021년 9월까지 정보만 학습한 챗GPT는 바드를 모른다. 하지만 바드는 챗GPT의 존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바드에 직접 현재 지원 가능한 기능을 물어보니 265개 이상 언어 서비스, 창의적인 텍스트 콘텐츠 생성 등을 손꼽았다. 향후 이미지 생성과 인식, 다크모드, 출처 표시 기능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특히, 이미지 정보 활용을 위해 '구글 렌즈(Google Lens)'가 결합되고,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와 협업해 저작권 문제도 해결하려 한다.


바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검색엔진 '빙'과 경쟁할 전망이다. 빙은 오픈AI의 최신 LLM GPT-4을 활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오픈AI보다 사실 먼저 LLM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구글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진 신뢰도와 위치, 윤리 문제 등을 의식해 오류, 오답 등을 줄이고자 출시를 다소 늦췄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바드를 오픈하면서 "현재 사용되는 LLM은 한계가 있는 초기 기술이다. 구글은 앞으로 관련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AI 원칙을 준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S도 대응에 나섰다. 빙의 GPT-4는 오픈AI가 운영하지 않고,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애저(Azure)'와 연동돼 있다. 그래서 윤리적으로 책임감 있는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용녀 한국MS 상무는 11일 "우리는 GPT-5를 준비하고 있고 GPT-6도 나올 것"이라며 "AI와 관련한 저작권 이슈도 중요하지만 이미 이를 넘어선 환경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국내선 '3순위' 네이버 가세
글로벌 빅테크기업들이 치고 나가면서 부동의 국내 검색시장 1인자 '네이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네이버는 2021년 5월 초거대 AI '하이퍼 클로바'를 출시했다. 올 여름엔 후속 버전인 '하이퍼 클로바 X'를 내놓고,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할 방침이다.


네이버 측은 "최근 AI 상용화 사례가 급속도로 늘면서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하이퍼 클로바 X는 세계에서 세 번째이자 국내 최초 초대규모 AI다. 압도적인 한국어 학습량을 갖췄고, 타사 대비 4분의 1 이상 절감된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하고 이미지와 음성 등도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존을 위한 기업간 합종연횡도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네이버의 계열사 네이버제트<주>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생성하는 3차원 아바타를 구글의 '팜2'와 결합키로 했다. 바드에 질문하면 제페토에서 만든 아바타가 텍스트나 음성으로 답해주는 응용 서비스가 탄생하게 된다. 향후 하이퍼 클로바 X 와의 결합도 예상된다.


국내·외 빅테크 기업의 치열한 다툼에 AI 챗봇을 재가공하는 스타트업들의 앱 개발 경쟁도 한층 더 볼만해졌다. 최근 국내 스타트업은 오픈AI가 공개한 오픈API(무료로 공개된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활용, 소비자에게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어필하고 있다.


대구에서도 '저스트랩스(대표 이준호)'가 지난 3월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제제(ZEZE)'에 챗GPT를 도입한 버전을 출시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은 고민 상담·영어 회화·보고서 작성·요리법 안내·장문요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출시 후 자체적으로 학습시킨 AI 모델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능을 내지 못하자 서비스를 종료했고, 최근 챗GPT를 도입한 업그레이드 버전을 새로 내놓은 것이다.


이준호 저스트랩스 대표는 "앱 개발 업체마다 니즈가 달라서 빅테크 기업들간의 경쟁이 반갑기만 하다. 앞으로 더 많은 기능을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챗 GPT는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검색 엔진과 추가 연동하고 있는데 가끔 오류가 발생한다. 바드가 실시간 데이터를 담았다면 앱 개발 스타트업 입장에선 더 편리할 듯하다"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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