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가스요금 정체 리스크"…가스公, 올 1분기 미수금 3조원 추가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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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1 17:39  |  수정 2023-05-11 18:31  |  발행일 2023-05-11
가스공사 11일 올 1분기 IR 자료 공개…미수금 11조6천143억원
더 커진 가스요금 정체 리스크…가스公, 올 1분기 미수금 3조원 추가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한국가스공사 제공>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의 '가스요금 정체 리스크'가 더 커졌다. 올 1분기에만 3조원대 도시가스 미수금이 추가로 쌓이면서 총 11조6천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가스공사가 11일 공개한 기업설명(IR)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11조6천143억원으로, 작년 말(8조5천856억원) 대비 3조287억원 늘었다. 발전용 미수금을 합친 전체 미수금은 작년 말 12조207억원에서 14조2천919원으로 2조2천712억원 증가했다.

미수금은 쉽게 말해 '외상값'이다. 가스공사는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해 대성에너지 등 도시가스 공급 업체에 넘기는 역할을 한다. 도시가스 공급 업체를 통해 벌어들이는 가스요금으로 수입 대금을 충당하는 구조다. 그런데 가스요금이 수입 대금보다 적으면 미수금으로 분류돼 쌓인다. 가스공사는 요금 인상 또는 수입 대금 감소 등을 통해 미수금을 추후 회수할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이슈로 국제 천연가스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수입 대금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정부가 공공재 성격을 띠는 가스요금 상승을 최대한 억제한 탓에 가격 역전 현상이 지속됐고, 막대한 미수금이 쌓인 상황이다. 최근 가스요금 인상 요구가 커진 것도 이러한 역전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아이러니하게도 올 1분기 가스공사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17조9천억원으로 나타났다. 판매물량이 7.8% 감소했는데도 매출액이 늘어난 건 환율, 유가, 원료값 상승 때문이라는 것이 가스공사 측 설명이다.

영업이익은 5천8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감소했다. 발전용 원료비 정산 등으로 3천418억원을 확보하고, 도입연계 해외사업 배당수익 568억원 등을 가스 공급비용 인하에 투입하면서 최대한 방어하고자 했다. 해외사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1천45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

이자 비용은 미수금 급증에 따른 단기 차입금 증가 및 이자율 상승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천323억 원 급증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은 1천3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급감했다. 다만, 이는 미수금을 수익으로 미리 반영해서 생기는 착시 현상으로 실질적으로 이익을 낸 건 아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국제 천연가스 가격 안정으로 운전자금이 감소하면서 1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500%에서 490%로 10%p 줄었다"면서 "해외사업 수익 극대화 등 14조원 규모 자구 노력을 성실히 이행해 국민 부담을 완화하고,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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