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예술을 키우다…학생 누구나 '예술가'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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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2 08:05  |  수정 2023-05-22 08:06  |  발행일 2023-05-22 제13면
■ 대구시교육청 '1학생 1예술활동'
1인 1악기 교육서 연극·무용 등 확대
454개 초·중·고 각 300~500만원 지원
현직 예술인·전문강사들이 직접 수업
지묘초·북동중 2곳 '예술숲학교' 선정
문화소외지역 공연 관람·예술교육 앞장

대구소마고_플루트수업1

공교육 속 예술교육이 눈길을 끌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예체능=사교육'이란 공식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법칙처럼 자리 잡았다. 최근엔 예술교육을 하는 초등학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물론, 학교에서도 예술교육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점점 퍼지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초·중·고 454교에 '1학생 1예술활동'을 운영하고, 지묘초와 북동중을 '예술숲학교'로 지정·운영한다. 예술교육으로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을 회복하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힘을 키운다는 목적이다. 아이들은 학교에 찾아온 화가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림을 그리고, 학년별로 다양한 악기를 배우면서 예술교육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1학생 1예술활동, 소고·칼림바·오케스트라·협동 미술…

1학생 1예술활동은 대구시교육청이 2010년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1인 1악기 교육의 질을 한층 높이고, 폭넓고 다양한 예술을 깊이 있게 경험하고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마련한 학교별 특색 운영 프로그램이다. 예술활동은 오케스트라, 연극, 뮤지컬, 무용 수업, 공연감상, 미술작품 창작·감상, 공예, 협동미술, 작품 전시회 개최 등 다양하다. 대구지역의 현직 예술가 및 전문강사가 수업을 한다. 이를 위해 대구교육청에서는 454개교에 교당 300만~50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했다.

학교별 특색 있는 프로그램들이 매우 다양하다. 동성초는 1~2학년은 소고, 3학년은 실로폰, 4학년은 리코더, 5~6학년은 칼림바를 통해 1인 1악기 교육을 체계적으로 배운다. 4~6학년은 오케스트라, 난타, 밴드부 활동을 선택해 활동한다. 동신초는 5~6학년 전체가 합창교육을 받고 교육과정 발표회를 통해 나누는 '동신 소리숲 합창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동천초는 6학년 전원이 수준 높은 회화수업을 배우고 협동작품을 제작해 전시한다. 오케스트라, 합창단도 수준이 높다. 만촌초는 미술강사를 초청해 함께 작품을 만들어보고, 메타버스 전시공간에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관람한다. 능인중은 1, 3학년에서 페이퍼퀼링 아트, 명화 따라잡기를 배우고, 다문화 핀배지 만들기 활동을 통해 만든 기념품을 인도의 자매결연 학교로 보낸다.

신당초_가야금수업1

1학생 1예술활동으로 가야금을 배우고 있는 대구 신당초 박지영(4학년) 학생은 "평소 관심이 많던 가야금을 직접 만져보고 연주하면서 우리 전통음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국악오케스트라 활동도 하면서 실력을 기르고, 언니, 오빠들과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가면서 친해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운암초는 '1인 1예술가 되기' 활동을 추진 중이다. 1학년은 그리기, 만들기, 상상력, 인성 키우기, 2학년은 미술놀이터로 예술적 감성 기르기, 3~4학년은 리코더 합주로 음악적 소통 역량 기르기, 5학년은 단소로 우리 소리 배우기, 6학년은 협력 음악 놀이로 감성으로 어울리기 활동을 실시한다. 태암초는 1~2학년은 난타, 3~4학년은 칼림바, 5학년은 연극, 6학년은 전문강사와 우쿨렐레 수업을 진행한다. 학남초는 지역 전문 예술인을 초청해서 뮤지컬, 금관앙상블, 성악, 바이올린, 보컬, 댄스, 국악 등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하고 예술인 직업을 체험한다.

동변중은 전교생이 아트&업사이클을 주제로 환경과 예술을 융합해 창의력과 심미성을 기른다. 또 전교생이 미니 전자피아노를 연습해 음악을 생활화하는 태도를 기르고 있다. 칠곡중은 전교생이 드럼을 배운다.

대구고는 미술수업을 통해 나만의 브랜드 티셔츠 만들기, 빛과 움직임이 있는 추상 설치 미술 작품 만들기를 진행한다. 구암고는 '나도 기타, 카혼 배워 버스킹 한다' 활동을 한다. 능인고는 타악기를 통해 심신을 즐겁게 하는 '카혼으로 스트레스 날려' 활동을 한다. 대구과학기술고는 협동 벽화그리기, 그래픽 디자인 전시, 소품 만들기 활동을 한다.

대곡중_전자피아노수업3

◆문화소외지역엔 예술숲학교 지정해 예술 향유 기회 제공

예술숲학교 운영은 문화 소외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의 학생들이 학교의 교육과정 내에서 질 높은 예술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지묘초와 북동중은 지리적으로 문화예술 인프라 접근성이 취약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내 환경을 예술을 생활화할 수 있는 분위기로 재정비하고, 전체 교육과정에 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교과 간 예술융합수업을 적극적으로 실시한다. 또 1학생 1예술활동 및 연극, 뮤지컬, 음악회 등 공연 관람 프로그램을 확대해 운영한다. 또 다양한 예술활동의 결과물을 '예술숲학교 페스티벌'을 개최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시간으로 선보인다.

예술숲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북동중 음악과 이세희 교사는 "타 지역에 비해 문화예술 인프라가 부족한 우리 지역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서 기쁘다. 학생들이 예술숲학교 사업을 통해서 더 밝고 건강하게 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예술교육은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을 키워 올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다. 질 높은 예술교육을 받은 학생은 사고가 유연해지고, 다른 분야에서도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가 될 수 있다"면서 "학생들이 장차 어른이 되어서 어떤 직업을 갖고 살더라도 스스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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