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계명대·영남대 '無전공 학생' 선발 카드 꺼내 들었다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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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3 17:58  |  수정 2023-05-23 17:59  |  발행일 2023-05-24
영남대 '글로컬대학' 공모 신청 시 전공 선택권 넓히는 혁신안 제시
계명대도 무전공 선발 통해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
서울대는 2040년까지 모든 신입생 학과 없이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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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입구. 영남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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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전경. 영남일보DB

혁신 지방대에 파격 지원하는 '글로컬대학30' 공모 마감이 이달 말로 바짝 다가오면서 대구권 대학들이 전공 구분 없이 학생을 선발하는 카드를 꺼냈다. 이른바 '무(無)전공' 선발을 통해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확대, 대학의 존폐 위기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23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31일 글로컬대학30 신청서 접수 마감을 앞둔 가운데 영남대는 무전공·무학과를 통한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넓히는 혁신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가 전공·학과 간 벽 허물기를 대학혁신의 핵심적 내용으로 보고, 이를 대학에 주문한 만큼 서로 방법론이 다를 뿐 상당수 대학이 통합 카드와 함께 무전공 이슈를 필수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계명대 고위관계자도 "벽허물기를 위한 일부 무전공 선발이 혁신안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구체적 방법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계명대는 지난 2019년 K-클라우드 컬리지(Cloud College)를 신설하고, 전공 간 벽을 허무는 융합 교육을 실시해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계명대는 계명문화대와 같은 캠퍼스를 사용하고 있어 무전공 선발을 통해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이 용이할 수 있다는 게 대학가의 관측이다.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추진 방안'에 따르면 향후 20년 뒤 학령인구가 절반 가까이 감소해 존폐 위기에 놓이는 대학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대학 학과 체제로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에 한계가 있다는 것.


이에 따라 교육부는 대학 학부생 전원을 무(無)학과 단일계열로 선발하고, 성적에 대한 부담 없이 자신의 적성을 탐색해 전공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학과별 정원 폐지, 학과에서 설계한 교육과정이 아닌 학생이 관심 있는 분야에 맞춰 스스로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것을 혁신 사례로 제시했다.


실제로 KAIST를 비롯한 과학기술특성화대는 몇 년 전부터 신입생을 전공 구분 없이 무학과로 선발하고 있다. 이는 정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 다양한 융합 수업을 통해 진로를 선택할 수 있고, 적성을 모르고 들어간 대학에서 시간 낭비하는 일을 방지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서울대도 지난해 7월 발간한 '중장기발전계획 보고서'에서 국내 주요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무전공 선발'을 언급했다. 최종적으로 2040년까지 모든 신입생을 별도의 소속 학과 없이 선발하겠다는 파격적인 안을 담았다.


다만, 무전공 선발에 대한 대학 구성원들의 합의 절차는 거쳐야 할 숙제다. 학생모집이 수월하고,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권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인기학과에 학생들이 몰릴 것에 대한 대비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 대학 총장은 "과기특성화대에서 수백명 정도를 무전공으로 뽑을 수 있겠지만, 수천명을 모집하는 4년제 대학에서 이를 도입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과감하게 혁신하는 지방대를 글로컬 대학으로 지정하고, 대학 한 곳당 5년간 1천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비수도권 지역 총 10개 내외 글로컬 대학을 지정할 예정이며,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약 30개 글로컬 대학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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