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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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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 부산경찰청 제공 |
서씨는 "과외 학생을 구할 때 학부모와 만나 일종의 면접을 진행하는 것이 당연한 절차인데, 이번 사건으로 과거 가입했던 과외앱에 개인정보를 남긴 기억이 떠올랐고, 범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앱을 탈퇴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에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한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과외앱 등 개인정보가 공개되는 온라인 앱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 및 여성 회원 사이에서 '탈퇴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5일 취재진이 실제 한 과외앱에 학부모 회원으로 가입을 진행한 결과 사는 곳, 자녀 나이, 비용, 휴대전화 인증만 거치면 가입이 이뤄졌다. 실제 자녀가 있는 학부모인지에 대한 인증 절차는 별도로 없었다.
가입 이후엔 교사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입자의 프로필을 손쉽게 열람할 수 있었다. 프로필에는 교사회원이 올린 사진과 거주지, 재학증명서, 내신성적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앱에는 해당 과외 교사와 대화를 하기 위한 채팅 기능까지 있었다.
이처럼 학부모 회원은 가입부터 인증까지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반면, 교사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선 많은 개인정보를 필요로 했다. 교사회원 가입을 진행한 결과 이름과 성별, 생년월일, 출신 대학, 거주지 등을 입력한 뒤 휴대전화 번호로 인증 절차까지 거쳐야 했다.
기본 신상 정보를 입력한 뒤에는 추가 프로필 작성 절차도 밟아야 했다. 나이와 함께 전문과목, 시범 과외 가능 여부, 출신 중·고교 등은 필수 입력 사항이었다. 선택 사항이지만 대학 합격 유형, 요청 시 제공 가능한 서류를 입력하는 코너도 있었다. 이어 사진 등록, 활동을 위한 신원 및 학력 인증까지 마쳐야 했다.
교사회원이 과외 학생을 한 명이라도 더 모집하기 위해선 이 모든 개인정보를 꼼꼼히 입력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정유정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과외앱 측은 "학생·학부모의 신원 인증을 강화하고, 교사 프로필에서 거주 지역, 개인 사진 등은 필수 입력 사항에서 선택으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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