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경북대…연이은 교수 채용 비리에 글로컬대학 탈락까지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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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1 20:21  |  수정 2023-06-21 20:34  |  발행일 2023-06-22
교육부의 지방대 구조조정 대처 미흡
정부 각종 지원 안주, 변화,력신 부족

지역거점 국립대인 경북대가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에 탈락하면서 미흡한 준비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교육대와 통합 추진 불발에 이은 연구중심대학 혁신안이 대학 현실과 상충하면서 글로컬대학 입성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적잖다.


21일 글로컬대학 첫 예비지정 결과를 보면 전국 지방거점 국립대 9곳 중 6곳이 이름을 올렸다. 탈락한 국립대는 경북대를 비롯해 제주대, 충남대뿐이다.


예비지정을 받은 국립대학 6곳의 혁신 이슈는 단연 '통합'이었다. 안동대-경북도립대, 충북대-한국교통대, 부산대-부산교육대, 강원대-강원원주대 등 4곳은 국공립 간 통합을 내세웠고, 단독 신청한 경상국립대 역시 2021년 통합을 했다. 이밖에 통합을 혁신안에 포함한 충남대-한밭대의 경우, 발표 직전 이를 번복해 예비 명단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에선 경북대가 '국립대 통합=혁신'이란 교육부의 주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교육부의 글로컬사업이 사실상 대학 회생보다는 지방대 구조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대학이 없는 상황에서 국공립 대학은 물론, 상당수 사립대도 급속으로 통합을 추진, 글로컬대학 선정에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대구경북권의 맏형격인 경북대가 너무 쉽게 대구교육대와 통합 추진을 포기해 글로컬대학 입성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강형 경북대 기획처장은 "대구교대의 반대가 완강했다. 총장이 전국교원양성대 총장협의회장을 맡고 있어 협상 초기부터 선을 확실하게 그었다"면서 "게다가 연말에 실시될 대구교대 총장 선거의 후보자로 거론되는 이들 조차 반대 일색인 만큼 부산대-부산교대 통합과는 결이 달랐다"고 해명했다.


경북대가 차선책으로 선택한 혁신안인 '연구중심대학'역시 현실과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대학원생이 미달돼 유지가 힘든 상황에서 엇박자 아이디어라는 것.


이 때문에 대학 안팎에선 변화와 혁신 의지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도체 등 각종 정부 지원에만 안주, 연이은 교수 채용 비리 등의 문제점이 불거져도 제대로 대처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시활 경북대 대학평의원회 의장은 "채용 비리의 경우, '학과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며 본부에선 이를 외면한다. 사전예방, 사후조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사안도 원칙이 없어 채용비리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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